▲ 애츨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시범주행을 극비리에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 관련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부지에서 일명 ‘애플카’로 불리는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 시범주행을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정황이 파악됐다.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는 27일 “애플이 2021년에 매입한 토지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는 추측에 힘을 실어주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카앤드라이버는 애리조나 휘트먼에 위치한 5500에이커(약 22㎢) 규모 부지가 애플의 자율주행차 시범주행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해당 부지는 자동차기업 다임러크라이슬러가 2005년까지 차량 성능 시험장으로 활용했던 장소다. 당시 사용하던 도로 등 인프라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건설회사가 3억1200만 달러(약 4천억 원)에 매입해 장기간 보유하고 있던 토지는 2021년 한 투자회사에 1억2500만 달러(약 1633억 원)에 팔렸다.
토지를 매입한 루트14 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관련한 업무를 비밀리에 담당하고 있는 회사로 종종 지목되던 기업이다.
카앤드라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약 5년 전에도 다른 지역에서 차량 시범주행 장소를 임대한 적이 있다.
회사의 설립 시기도 2015년 초로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자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막 시작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결정적인 증거는 애리조나주 차량 시범주행장에서 애플 자율주행차 시제품으로 보이는 차량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앤드라이버는 직접 해당 부지를 찾아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시범주행 도로에서 다수의 센서를 부착한 토요타의 렉서스RX 차량이 달리고 있는 사진이다.
애플은 과거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진행할 때도 동일한 차종을 활용했다. 애리조나에서 시범주행을 진행하고 있던 차량의 번호판도 캘리포니아주 소속으로 확인됐다.
카앤드라이버의 추가 취재에서 루트14 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애리조나주 당국 허가를 받기 위해 입력한 전화번호가 애플 본사와 일치한다는 정황도 나타났다.
결국 애플이 꾸준히 자율주행차 시범 주행을 진행하며 기술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셈이다.
▲ 애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카플레이' 이미지. |
카앤드라이버는 애플이 차량 시범주행을 위한 대규모 부지를 직접 매입할 정도로 공격적 투자를 벌이고 있다는 점은 애플카 사업화에 ‘올인’하고 있는 근거라고 해석했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시장 진출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10년 가까이 진행된 연구개발에도 이와 관련한 공식 발표를 내놓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타이탄 프로젝트를 이끄는 연구개발팀 수장이 여러 차례 교체되거나 연구개발 인력이 대거 이동하면서 애플이 결국 사업 진출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한때 나왔다.
그러나 카앤드라이버의 보도와 같이 애플이 꾸준히 시범주행과 같은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애플카의 실제 출시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애플은 당초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애플카를 개발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와 자동차 위탁생산 및 부품업체 확보 문제로 시기가 지연될 공산이 크다.
전기차는 애플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차량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차량공유 사업 등으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신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선두 기업인 테슬라에 이어 내연기관 차량 제조사들도 전기차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애플의 시장 진출이 늦어질수록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앤드라이버는 “애플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사업에 투자를 벌이는 기업이 아니다”라며 “토지 매입과 같은 투자는 그만큼 애플카의 출시 성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