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뛸 수 있는 이른바 ‘따따블’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증시 첫 따따블 주인공이 누구일지 관심이 몰린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상장하는 ‘시큐센’과 ‘알멕’이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상장일 ‘따따블’ 첫 주인공은 누가 될까, 시큐센 알멕 테이프 끊을 가능성

▲ 26일부터 상장 첫 날 가격변동 상승폭이 공모가 대비 기존 260%에서 400%로 커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발표한 ‘IPO(기업공개) 건전성 제고방안’과 관련한 새 규정 시행으로 이날부터 공모가 대비 기존 63~260%에서 60~400%로 바뀌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된 뒤 상한가(30%)까지 오르는 이른바 ‘따상(더블 뒤 상한가)’ 시대가 저물고 단번에 공모가의 400%까지 오를 수 있는 따따블 시대가 온 것이다.

공모가 1만 원짜리 주식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상장 당일 최고 2만6천 원까지만 오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더블에 더블(따따블)’인 4만 원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29일과 30일 각각 상장하는 시큐센과 알멕이 국내 증시 첫 따따블 기대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시큐센은 디지털보안업체, 알멕은 전기차소재부품업체로 두 업체 모두 상장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큐센과 알멕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각각 경쟁률 1800.86대1과 1697.23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큐센은 공모가를 희망밴드 2천~2400원보다 높은 3천 원, 알멕은 희망밴드 4만~4만5천 원보다 높은 5만 원으로 확정했다.

시큐센과 알멕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도 각각 1932.1과 1355.6의 높은 경쟁력을 보이며 상장 이후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시큐센은 올해 상장한 종목 가운데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청약 모두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장 첫 날 따상에 성공한 업체는 미래반도체, 스튜디오미르, 꿈비, 오브젠, 이노진, 마녀공장 등 모두 6곳이다.

이 가운데 오브젠을 제외한 5곳이 모두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확정하고 1천 대1이 넘는 기관투자자 경쟁률을 보이는 등 시큐센과 알멕처럼 상장 과정부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6개 종목 모두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시큐센과 알멕 역시 마찬가지다.

시큐센과 알멕 주가가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다면 각각 1만2천 원과 20만 원에 장을 마치게 된다. 기존 제도 아래에서 가장 많이 오를 수 있었던 이른바 따상 7800원, 13만 원과 비교해 각각 53.8%씩 더 높은 수준이다.
 
상장일 ‘따따블’ 첫 주인공은 누가 될까, 시큐센 알멕 테이프 끊을 가능성

▲ 박준표 알멕 부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알멕>


다만 실제 시큐센과 알멕이 따따블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변동성이 커진 만큼 상장 첫 날 공모가의 4배까지 주가가 한 번에 오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상장 첫 날 가격제한폭을 완화해 주가가 균형 가격에 더 빨리 이르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한다.

그동안 소수의 거래독점에 따른 따상으로 상장 초반 매매가 막히면서 상장 이후 균형 가격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미국, 일본, 중국 등과 마찬가지로 상장 첫 날 규제를 완화하면 균형 가격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이른바 따상과 따따상이 예상되는 경우 거래 시작과 동시에 소수가 거래를 독과점하는 이른바 '상한가 굳히기' 관행이 있었는데 이번 제도 개선으로 주가가 적정 균형 가격으로 조기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시큐센과 알멕이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바뀌는 제도 변화에 수혜를 입어 상장 과정에서 더 크게 흥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투자자들이 제도 변경 이후 따따블의 기대감을 안고 더 많이 청약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시큐센은 제도 변경 이후 처음으로 상장되는 종목인데 상장 이후 유통 가능물량이 전체 주식의 74.5%에 이르러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큐센은 올해 가장 높은 일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시큐센과 알멕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향후 공모시장 전반의 분위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윤정 이베트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상장 첫날 ‘따따블’이 가능해지면서 신규 상장 종목 투자자들은 공모 청약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기업공개시장은 소규모 공모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대어급 공모가 부재해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 상향이 공모주 투자 분위기 개선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