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국고채 30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향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국고채 30년물은 단기채보다 큰 변동성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30년 국고채 ETF 꾸준히 담는 개인투자자, 기준금리 인하 시기 기다린다

▲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국고채 30년물 ETF 상품을 지속해서 순매수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 국고채권 모습. <연합뉴스> 


2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 상품에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모두 4573억 원 규모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순유입됐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한국과 미국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 상품 10개가 상장돼 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국내 ETF 순매수 규모가 71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가장 많이 순유입된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를 136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는 미국 30년물 국채에 투자하는 국내 첫 ETF 상품으로 2018년 상장됐다.

KB자산운용의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에 2번째로 많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몰렸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규모는 1018억 원어치에 이른다. 2021년 출시된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는 국내 30년물 국고채에 투자하는 국내 첫 ETF 상품이다.

올해 3월14일 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에도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많이 몰렸다. 개인투자자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3월 상장 이후 전날까지 약 3달 동안 86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2월1일 출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와 2월14일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에도 전날까지 각각 755억 원과 262억 원의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들어왔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KB자산운용의 ‘KBSTAR 국채30년레버리지KAP(합성)’,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국고채30년액티브’ 등에도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모두 순유입됐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국고채 30년물 ETF 10개 가운데 올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간 상품은 지수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 하나 뿐이다.

개인투자자는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고채 30년물 ETF 상품을 순매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속해서 매파적(긴축 기조 강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이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번 연속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했고 미국 연준 역시 지난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금씩 일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국고채 30년물 ETF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뒤 금리인하를 기다린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30년 국고채 ETF 꾸준히 담는 개인투자자, 기준금리 인하 시기 기다린다

▲ 올해 2월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 모두 6개의 국고채 30년물 ETF 상품이 새로 출시됐다. 사진은 6월9일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순자산이 1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알리는 홍보자료. <미래에셋자산운용>


장기채는 듀레이션(만기)이 긴 만큼 일반적으로 단기채와 비교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국고채 30년물 ETF 상품을 올해 들어 쏟아낸 점도 개인투자자의 기대감을 키우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국고채 30년물 ETF 상품 10개 가운데 6개가 올해 출시됐다.

10개 상품 모두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각자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투자지역이 다른 것은 물론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지수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원금과 이자채권을 분리해 듀레이션을 늘린 스트립 등 투자방식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국고채 30년물 ETF는 장기채에 투자하는 만큼 기준금리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경기상황 등 단기채와 비교해 더 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며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단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