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카드가 약 300만 명에 달하는 미성년 고객층에 경쟁사에 한발 앞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올해 3월 취임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조기에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카드 미성년 고객 확보 길 열려, 취임 3개월 박완식 실적 반등 기회 잡아

▲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23일 우리카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를 통해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 혁심금융서비스에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를 지정했다.

이에 우리카드는 만 12세 이상 자녀가 부모의 신용카드 한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발급·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024년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

우리카드는 기존에 만 18세 이상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신용카드 서비스인 ‘가족카드’를 운영해 왔다. 민법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연령 이상에만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특별허가에 따라 우리카드는 12세까지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미성년 자녀가 발급받은 신용카드는 교통, 편의점, 문구점, 학원, 서점 및 청소년 일상생활에 밀접한 업종으로 사용처가 제한되며 한도는 월 10만 원, 부모 신청으로 월 50만 원까지 확대할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조치 덕분에 우리카드가 12~17세 고객 확보와 함께 이들을 관리할 부모세대까지 유인할 좋은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신용카드업은 고객 기반 확보, 위기관리, 안정적 자산 포트폴리오 유지 등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12~17세 인구는 약 272만2천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알파세대로 불리는 연령층이다. 

가족카드를 통해 300만에 가까운 알파세대에 먼저 접근하며 부모까지도 우리카드 고객으로 포섭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잠재 고객 수는 거의 900만에 가까울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카드를 통한 고객 데이터를 우선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카드는 올해 초 자체 카드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 BC카드망을 점차 줄여가며 자체 카드망을 이용하는 가맹점을 확대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우리카드 미성년 고객 확보 길 열려, 취임 3개월 박완식 실적 반등 기회 잡아

▲ 우리카드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 혁심금융서비스를 허가받아 미성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우리카드 본사. <우리카드>


우리카드 자체 카드망을 사용해 알파세대를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향후 알파세대가 사회에 진출해 소득이 생기면 주 고객층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먼저 대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크다.

다른 금융플랫폼에서도 알파세대의 소비 패턴 분석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직접 분석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카드가 확보한 알파세대 소비 데이터는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우리금융지주 차원에서 고객 전략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세대 확보는 하락하고 있는 우리카드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기준 순영업수익 2260억 원, 영업이익 570억 원, 순이익 46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순영업수익은 5.3%, 영업이익은 50.3%, 순이익은 46.3%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물가가 치솟으며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조달비용의 악화로 이어졌고 우리카드 등의 비용 압박으로 이어졌다. 

우리카드는 2023년 1분기 판매관리비 660억 원을 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5.5%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치솟던 물가가 점차 잡혀가며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인상 폭을 줄이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조달비용 압박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가 알파세대 고객층을 확보하며 조달비용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실적 개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