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3년 연속 해외건설 1위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국내 도시정비시장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건설업계의 전반적 불황에도 수주와 리스크 관리에 안정적 행보를 통해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 해외건설 3년째 1위, 오세철 불황에도 수주와 리스크 관리 순항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3년째 해외건설 1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국내 도시정비시장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기준 올해 해외건설 계약금액이 23억5706만 달러(약 3조1100억 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 수주한 아오지디 복합개발 공사(7500억 원)까지 더하면 상반기 해외 수주금액이 4조 원에 육박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해외 수주목표를 지난해(5조4980억 원)보다 높인 5조9천억 원으로 잡고 있는데 상반기 목표금액의 65%가량을 달성한 셈이다.

삼성물산은 해외건설 계약금액에서 2위 SK에코플랜트(17억4781만 달러), 대우건설(14억2028만 달러) 등과 격차도 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물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직 수주실적이 없어 순위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오 사장은 올해도 해외건설 선두에 자리 잡으면서 3년 임기 동안 줄곧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상반기 해외건설시장은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모두 신규수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체 해외건설 계약금액도 87억9270만 달러(약 11조3698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114억6480만 달러)보다 23.3% 줄어든 것이고 2006년(82억2048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물산도 상반기 해외 수주실적 1등 공신은 그룹 일감이다. 다만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등 하이테크분야 외에도 네옴시티 수주전과 해외 소형모듈원전 등 건설·플랜트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한 행보를 보인다.

정부가 하반기 해외건설 수주지원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점은 삼성물산 수주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사우디라아비아에 주택개발, 교통인프라 등 분야 실질적 사업논의 지원을 위한 ‘원팀코리아’ 팀을 파견했다.

오 사장은 올해 초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사우디 현지에 모듈러 제작시설을 설립, 운영하는 사업을 구체화했다. 네옴시티 주택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오 사장은 이밖에도 현대건설과 함께 네옴시티 터널공사와 인프라사업 등 수주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만을 비롯해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에서도 여러 프로젝트에 입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 사장은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오른 뒤 2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2021년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2020년보다 53% 증가하며 2016년 뒤 5년 만에 업계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선두를 지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반기 도시정비시장에서 수주실적 1조1463억 원을 확보해 포스코이앤씨(2조3144억 원), 현대건설(1조5804억 원)에 이어 3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주택정비사업 인력도 충원하면서 하반기 수주전 대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7월부터 시행되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개정안으로 서울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도시정비부문에서 2022년(1조8686억 원)을 넘는 신규 수주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올해 국내 주택시장 불안정성, 원자재값 상승 등을 고려해 대부분 건설사가 주택사업 실적 목표를 낮춘 것을 고려하면 사업 확장 의욕을 보인 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개포주공 5·6·7단지 등 하반기 서울 핵심 도시정비사업장 수주전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사업은 DL이앤씨가 발을 빼면서 무혈입성 가능성이 커졌다.

노량진1구역은 GS건설이 오랫동안 공을 들인 사업장으로 수주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삼성물산은 최근 들어 더욱 적극적 관심을 내보이면서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동 278-2번지 일대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 사이로 재개발을 통해 3천 세대 규모 주거단지로 조성한다. 노량진뉴타운 가운데 유일하게 시공사가 선정되지 않은 곳이고 가장 규모도 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하반기 도시정비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수주전에도 참전의사를 보이고 있다. 한남5구역은 GS건설, DL이앤씨를 비롯해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뜨거운 곳이다.

한남5구역은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 18만3707㎡에 아파트 45개 동, 2359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한강뉴타운 가운데서도 한강 조망권을 가장 넓게 확보하고 있어 ‘알짜’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오 사장은 취임 뒤 주택사업 확대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 사장 취임 첫 해인 2021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남아파트 리모델링을 수주하면서 7년 만에 리모델링시장에 복귀했다. 지난해에는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으로 12년 만에 재개발시장에도 다시 발을 들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도시정비시장에 돌아온 뒤 수주실적이 1조 원대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도시정비 수주실적 1조487억 원, 2021년에는 9117억 원을 보였고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1조8686억으로 크게 뛰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신재생에너지와 빌딩건축 등 경쟁력을 갖춘 핵심사업 수주가 기대 돼 2022년처럼 연간 수주목표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이라는 그룹 내 특수성도 삼성물산이 보유한 경쟁력이고 글로벌 경제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도 될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초 신규 수주목표를 약 11조 원으로 제시했다가 9월 16조7천억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실적은 16조9680억 원으로 조정 목표치를 넘어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는 해외 수주 5조9천억 원, 국내 수주 7조9천억 원 등 모두 13조8천억 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