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이라크 정부의 신도시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정부는 한화 건설부문과 진행하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이외에 5곳의 신도시를 민간분야에서 개발하려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의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 건설부문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 주목, 김승모 비스마야사업 재개 기대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이라크 정부의 신도시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중동 지역 매체 자우야(ZAWYA) 등에 따르면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민간분야 투자를 통해 5개 신도시를 짓는다는 계획을 내각에서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수도 바그다드(Baghdad)를 중심으로 중부 카르빌라 주(Karbala)·바빌론(Babylon), 서부 알 안바르(Al-Anbar), 북부 니네베(Nineve) 등지에서 추진된다.  

이라크 정부가 전쟁 이후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화 건설부문이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도 진행 속도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사업에 이어 2015년 사회기반시설사업까지 추가로 따냈다. 그러나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를 한 만큼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2022년 10월6일 이라크 정부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재개를 위한 요청을 해 관련 협상을 지난 1월부터 이어오고 있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가 2022년 11월 한화 건설부문에 면담을 요청했고 지난 1월3일 공사 재개 협의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2027년까지 10만 세대의 주택을 포함해 교육시설과 병원, 경찰서,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데 총 사업비 101억 달러(14조 원가량)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김승모 사장은 이라크 정부의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2010~2014년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국가개발계획(Iraq National Development Plan)을 수립해  주택 100만 세대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 사업여건이 나빠지며 진행되지 못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정부는 2019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GPP)'에 참여해 주택 100만 세대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사업 진행은 지지부진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 사태가 이라크 재정상황을 악화시켰다. 2019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평균 배럴당 63.6달러를 보였다. 2020년 코로나 영향에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이라크에서 진행되는 사업이 사실상 모두 멈췄다.

한화 건설부문이 진행하던 비스마야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당시 이라크 공무원들도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5개 신도시 추가 조성 사업도 정부 발주가 아니라 민간투자로 이뤄지는 점은 이라크 재정상황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안팎의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증권업계와 관련기관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유가는 제한적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돼 이라크 재정여력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6월 장관급 회의를 통해 2024년까지 감산기조를 이어가기로 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7월 한 달 동안 단독으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발표하며 국제유가 부양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러시아 원유수출이 줄지 않고 있고 하반기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는 배럴당 60~80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100만 세대 건설 프로젝트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도 “국제유가 및 중동 정치 상황 등의 사업 환경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김승모 사장은 이라크 정부가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이 한화그룹의 숙원사업인 만큼 이를 마무리 짓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라크 신도시사업이 추가로 발주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라크전쟁이 끝나기 2년 전부터 종전 이후 전후 복구사업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당시 김현중 한화건설(현 한화 건설부문) 부회장에게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두고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라크 정부가 추가 신도시사업을 발표하는 등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