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반도체 수혜주로 TSMC ASML 주목, 삼성전자도 기회 본다

▲ 엔비디아가 촉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TSMC와 ASML을 최대 수혜주로 꼽는 증권사 의견이 나왔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제품 이미지 일부.

[비즈니스포스트]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 월스트리트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대만 TSMC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주가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불붙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수혜주를 두고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경쟁력도 주목받고 있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인공지능 붐’에 가장 큰 이득을 볼 기술 선도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연초부터 급등 추세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TSMC도 뚜렷한 동반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미국증시에 상장된 TSMC 주가가 최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13일 장중 시가총액도 5천억 달러(약 640조 원)를 돌파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렇게 보도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4965달러로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시장의 중심은 모바일에서 인공지능으로 변화하는 단계에 와 있다”며 “TSMC는 기술 경쟁력으로 미래 인공지능 반도체를 주도할 핵심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다수의 대형 IT기업이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엔비디아와 AMD 등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TSMC는 현재 이러한 제품을 사실상 유일하게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파운드리업체로 인공지능 반도체 판매량 증가에 직접적 수혜를 입는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공급 능력이 따라잡지 못 할 정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미세공정 기술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장비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ASML도 이러한 흐름에 최대 수혜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증권사 JP모건은 보고서를 내고 “인공지능 분야는 미래에 ASML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ASML이 반도체장비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기업으로 고객사들이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만큼 뛰어난 성과를 계속 기록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더해졌다.

JP모건은 ASML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하며 앞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EUV 장비는 TSMC는 물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미세공정과 메모리반도체인 D램 미세공정,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신형 D램 생산에도 쓰이는 고가의 반도체장비다.

TSMC와 경쟁사인 삼성전자, 인텔 등 기업이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시설 투자를 확대할수록 ASML도 장비 공급으로 수혜를 보는 구조다.

미국과 유로넥스트 증시에서 TSMC와 ASML은 최근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엔비디아 AI반도체 수혜주로 TSMC ASML 주목, 삼성전자도 기회 본다

▲ ASML의 EUV 반도체 장비 이미지.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 유력 증권사가 해당 기업들에 긍정적 투자 의견을 내놓은 것은 인공지능 관련 산업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당분간 꾸준한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 주요 증권사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수혜주로 꼽히는 다수의 기업 가운데 TSMC와 ASML을 핵심으로 꼽으며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최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에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TSMC나 ASML과 비교하면 상황이 다소 다르다는 점에서 확실한 수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엔비디아나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주력상품 생산을 담당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파운드리 점유율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서버와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는 삼성전자도 수혜를 볼 수 있지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기업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TSMC와 ASML이 각자의 분야에서 독점에 가까운 입지를 구축해 수혜를 독차지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인공지능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 가야 할 길이 남아있는 셈이다.

인공지능 관련주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삼성전자가 다소 소외되며 다른 기업과 주가 상승폭에 격차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을 통해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하는 등 더 직접적인 수혜기업으로 입지를 갖춰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