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포드 이어 스텔란티스도 테슬라 충전기 쓰나, 한국 배터리3사 수혜 기대

▲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가 모두 전기차에 테슬라 슈퍼차저를 지원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GM과 포드에 이어 스텔란티스도 테슬라 ‘슈퍼차저’ 활용을 검토하고 있어 미국 빅3 자동차기업의 전기차가 모두 테슬라의 충전 규격을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 활용이 해당 자동차기업들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협력사도 수혜를 볼 가능이 크다.

14일 로이터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성명을 내고 “NACS 규격 전기차 충전기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NACS는 미국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선택한 북미 충전 표준규격이다.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결합충전 시스템(CCS) 규격과 다르다.

테슬라는 NACS 규격을 활용하는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초 미국 기준으로 약 60%에 이르는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더해 테슬라는 2024년 말까지 미국에 슈퍼차저 설치 대수를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테슬라 이외 전기차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충전소 지원 정책에 적극 화답해 수혜를 거두는 한편 경쟁 자동차기업의 전기차 이용자들로부터도 슈퍼차저 이용 요금을 거두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GM과 포드 등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던 기업들은 최근 테슬라의 이런 결정을 반기며 자사 전기차에 테슬라의 충전 규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도 해당 규격을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 내 자동차 ‘빅3’ 기업이 모두 테슬라 슈퍼차저 인프라 개방에 기회를 찾게 된 셈이다.

미국에는 현재 전기차 판매량과 수요에 비해 충전소 인프라가 태부족한 상황이다. 바이든 정부의 충전소 설치 지원 정책도 이러한 배경에서 추진됐다.

테슬라가 계획대로 슈퍼차저를 전면 개방한다면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전기차 이용자들은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실질적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자연히 이런 변화가 GM과 포드 등 기업의 전기차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충전 인프라를 고려해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검토하던 소비자들이 GM이나 포드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돼 두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사기관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의 충전소 개방은 매우 중요한 계기”라며 “갈수록 많은 자동차기업이 해당 규격으로 전환하게 되는 ‘스노우볼’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GM과 포드가 테슬라 전기차 잠재수요를 빼앗아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시장 전반의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테슬라 전기차는 우수한 충전 인프라에도 가격대나 모델이 다양하지 않아 일부 소비자층에 선택을 받기 어려웠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이제 다른 기업의 전기차를 구매할 만한 유인이 커졌다.
 
GM 포드 이어 스텔란티스도 테슬라 충전기 쓰나, 한국 배터리3사 수혜 기대

▲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 속도가 붙는 일은 자연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에 수혜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배터리기업들이 미국 빅3 자동차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과 미국에 다수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판매 차량에 한국업체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는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가 빅3 자동차기업으로 이동하는 일은 결국 배터리 3사의 공급 확대와 실적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테슬라 슈퍼차저는 블룸버그의 자체 조사결과 미국 전기차 고속충전기 시장에서 2022년 기준 71%에 이르는 더욱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를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는 고속충전 인프라 개방 확대는 배터리 용량이 높은 전기차의 판매 확대를 이끌 수도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앞으로 GM과 포드 등 다른 제조사 차량에 더 높은 충전요금을 매기는 등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소를 개방하기로 결정했지만 결국에는 이러한 결정이 자사에 가장 큰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전략을 앞세우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슈퍼차저를 이용한다는 것이 테슬라 차량 구매자들을 차별화하는 요소에 해당했다며 이러한 소비자 경험을 만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한국 배터리 3사의 향후 수혜 전망도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