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도심형 요양시설을 확대하고 선진 요양서비스를 도입하며 초고령화 시대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은 2016년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요양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세워 요양사업에 있어 가장 선두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도심형 요양시설을 확대하고 일본에서 선진 요양서비스를 도입해 국내 보험사 가운데 요양사업 선두주자라는 지위를 다지려 한다. < KB손해보험> |
12일 KB손해보험의 100%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에 따르면 네 번째 도심형 요양시설 ‘광교빌리지(가칭)’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일대에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교빌리지는 지상 6~7층, 지하 2층으로 1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되는데 현재 설계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9년 서울 송파구 위례동에 첫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를 조성한 뒤 2021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서초빌리지’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세 번째 도심형 요양시설을 서울 은평구에 확보해 아직 운영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번에 추가로 네 번째 요양시설 건립에 나섰다.
KB손해보험은 네 번째 도심형 요양시설의 건립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월 KB골든라이프케어에 190억 원의 자금을 출자하기도 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네 번째 요양시설은 내부사정으로 다소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세 번째 요양시설과 함께 내년 하반기에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요양시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요양사업이 국내 보험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보험가입이 가능한 인구가 줄어들면서 신규 고객을 만들어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보험회사들은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요양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보고서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실태와 보험산업의 과제’에서 “요양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요양산업의 시장형성 가능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시장의 미래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보험회사 가운데 KB손해보험과 같이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회사는 아직 없다.
하지만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삼성삼생, 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까지도 요양사업에 진출할 구상을 하고 있어 KB손해보험의 시장 우위는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보험회사들의 요양사업 진출 문턱을 낮추기 위해 현재 요양시설 설치 규제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경쟁을 한층 격화하는 요소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요양시설을 설치할 경우 설치자는 토지 및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하지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임대를 통해서도 요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당국과 논의하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요양사업이 발달한 일본에서 서비스 노하우를 전수받아 경쟁력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8일 일본 솜포홀딩스와 협약을 맺고 솜포홀딩스의 요양서비스 산업 인프라 운영과 요양 상품·서비스 개발 역량을 제공받기로 했다. 솜포홀딩스는 일본의 최대 손해보험그룹으로 요양 자회사인 솜포케어를 핵심 계열사를 두고 있다.
솜포케어는 일본에서 최대 규모인 2만7천 실의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시설요양 사업부문의 1위 업체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보험사인 KB손해보험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솜포케어는 요양사업 초기부터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요양사업에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어 김 사장이 다른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위를 지키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솜포케어는 요양시설에 소형로봇을 설치해 입소자의 출입을 돕고 시설 안에 센서를 설치해 입소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시스템 등을 구축해놓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솜포홀딩스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요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솜포케어와 협력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디지털 관련해서 일본에서 많이 하고 있는 부분들을 도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