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흥행 주역 형사 '마석도'뿐? 중앙그룹 홍석현 차남 홍정인도 수혜

▲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 겸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 사장(사진)에게 범죄도시3의 흥행은 반가운 일이다. 그가 맡고 있는 메가박스중앙의 배급 브랜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범죄도시 영화 시리즈의 배급을 맡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8일 홍 사장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플러스엠>

[비즈니스포스트] 배우 마동석씨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3’가 흥행으로 띄운 사람은 형사 ‘마석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를 배급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홍정인 콘텐트리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 겸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 사장도 범죄도시3의 흥행 수혜자로 꼽힌다.

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서비스에 따르면 범죄도시3가 5월31일 개봉한 당일부터 8일까지 모은 관객 수는 모두 649만9746명이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다음 주에는 관객 1천만 명 돌파가 유력하다. 범죄도시3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매출 기준 글로벌 영화 흥행 순위 4위에 오르는 등 순항하고 있다.

범죄도시3의 흥행은 영화관 운영사업자인 메가박스중앙의 배급 브랜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게도 희소식이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범죄도시3 개봉 이전까지 배급한 올해 영화들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1월에 개봉했던 영화 교섭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약 350만 명이었지만 실제로는 172만여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3월 배급한 영화 대외비도 관객 75만여 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 195만 명을 넘지 못했고 4월 배급한 영화 드림 역시 손익분기점 218만 명에 못 미치는 111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범죄도시3가 초대박을 치면서 비로소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도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사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게 대표적 효자 영화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2017년 키위미디어그룹과 공동 배급했던 범죄도시 1편은 개봉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대작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전국 관객 688만 명을 모으며 크게 흥행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7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2017년 당시 최고 흥행작으로 손꼽혔다.

지난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는 개봉 전부터 영화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 사전 예매율 신기록을 달성하며 기대를 모았다. 범죄도시2가 모은 관객 수는 모두 1269만여 명으로 지난해 한국 개봉 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물론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으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주류 배급사로 보기는 힘들다. 통상 CJEN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를 빅4 배급사로 분류한다.

하지만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연달아 천만 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배급하게 된다면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받을 만하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배급한 영화의 흥행 뿐 아니라 작품성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하반기에 배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영화 화란은 이미 작품성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 영화는 배우 홍사빈씨, 송중기씨, 가수 겸 배우 김형서씨가 출연하는 느와르 장르의 영화인데 제76회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지난해 배우 이정재씨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헌트로 칸영화제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한 배급사의 영화가 2년 연속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것은 드문 일로 여겨진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 배급 영화의 칸영화제 초청 등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들이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두루 인정받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범죄도시3 흥행 주역 형사 '마석도'뿐? 중앙그룹 홍석현 차남 홍정인도 수혜

▲ (왼쪽부터) 배우 정우성씨, 이정재 감독, 홍정인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 사장이 2022년 5월19일 자정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헌트 첫 상영을 앞두고 함께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위상 확대는 홍정인 사장이 그리고 있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 도약이라는 목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홍정인 사장은 지난해 10월8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모든 장르와 스케일을 소화할 수 있는 종합 콘텐트 집단으로 성장하려고 한다”며 “기존의 투자배급뿐 아니라 기획과 투자, 제작 그리고 마케팅, 유통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마련하고 콘텐트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함에 있어 더욱 과감하고 진취적인 움직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투자배급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콘텐츠의 모든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종합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발언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실적발표부터 사업부문을 크게 콘텐츠부문과 스페이스부문 등 2개부문으로 나누고 콘텐츠부문을 콘텐츠 제작사 SLL스튜디오, 영화 배급 브랜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로 쪼개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SLL스튜디오와 영화관 메가박스만을 중심으로 실적을 발표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앞으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역할에 더욱 힘을 쓰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콘텐트리중앙은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투자&배급 전문 종합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투자와 배급을 동시 진행해 손익분기점 기준을 낮춰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성과는 홍정인 사장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하나의 무기라는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홍 사장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둘째 아들로 현재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등 중앙그룹의 콘텐츠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큰 형인 홍정도 중앙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중앙그룹의 미디어부문을 맡고 있는 것과 역할이 분리돼 있다.

앞으로 홍 사장이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을 통해 콘텐츠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홍석현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둘째 아들의 콘텐츠부문 승계에도 명분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