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 신사업부문은 지난해 수처리와 모듈러주택을 중심으로 매출이 1조 원을 넘으면서 자리를 잡았는데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폐배터리 재활용사업까지 새 먹거리를 늘리고 있다. GS건설 신사업부문의 실적 가시화로 허 사장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속도, 허윤홍 신사업 그룹에서 존재감 커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GS건설 이 낸 채용공고에 따르면 이차전지(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가 6월10일까지 개발과 생산관리, 영업, 물류, 인사를 비롯한 모든 직군에서 신입과 경력직 사원을 모집한다.

2024년 포항 이차전지 재활용 전문공장 준공을 앞두고 대대적 인력확충 등 조직 구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올해 들어 회사 이름도 기존 에네르마에서 에너지머티리얼즈로 바꾸고 3월에는 1100억 원 규모 추가 출자를 결정하는 등 회사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GS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사용하고 난 이차전지 배터리를 수거해 재사용하는 사업, 재사용이 어려운 배터리에서 니켈(Ni), 코발트(Co), 리튬(Li) 등 주요 금속소재를 추출해 회수하는 재활용사업을 추진한다.

GS건설의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 내용에 따르면 에너지머티리얼즈 포항공장은 2024년 1분기 폐배터리 블랙파우더를 한 해 1만 톤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다.

그 뒤 2025년 4분기까지 폐배터리 블랙파우더 처리능력을 한 해 2만 톤 규모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블랙파우더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추출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혼합물이다.

내부적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의 매출 목표는 2024년 1700억 원, 2025년 2900억 원, 2026년 38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에너지머티리얼즈 2022년 매출은 29억 원이었다. 포항공장 완공으로 사업을 본격화하면 매출이 바로 60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회사를 설립한 2020년에는 매출이 없었고 2021년 매출 5억 원, 2022년 29억 원, 올해 1분기 11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공장 설립에 비용이 들어가면서 아직 이익은 없이 순손실을 내고 있다.

하지만 바로 내년부터는 폐배터리 재활용사업도 이익을 내는 신사업으로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GS건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은 주택사업에 가려진 ‘숨겨진 주가 상승 트리거’로 주목해야 한다”며 “사업 가시화가 멀지 않은 만큼 2023년 안에 고객사와 파트너십, 수주 관련 소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허 사장은 일찍부터 이차전지 재활용사업을 GS건설 친환경 신사업의 한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허 사장은 2018년부터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전무를 맡아 새 먹거리 발굴을 이끌면서 이차전지 재활용시장을 주목해왔다. 

그 뒤 GS건설은 2019년 7월 경상북도가 포항 영일만 산단과 블루밸리산단 2개 구역을 차세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을 때 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대기업으로는 제일 먼저 특구사업자로 참여했다. 

허 사장이 2019년 말 임원인사로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배터리 재활용 관련 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당시 에네르마)를 세웠다.

GS건설은 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과 함께 570억 원을 출자했고 2021년 9월 포항 이차전지 재활용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허 사장은 당시 착공식에 참석해 “이번 착공식을 시작으로 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배터리소재부문 경쟁력을 확보하고 ESG선도기업으로 지속가능경영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은 최근 대형, 중견 건설사 가릴 것 없이 새로운 먹거리시장으로 적극적 투자를 하고 있는 분야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전기차 배터리는 5~10년 사용하면 폐배터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시장은 2025년부터 2040년까지 한 해 평균 성장률이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재활용시장(금속 기준) 규모는 2030년 535억6900만 달러(약 70조 원), 2040년 1741억2천만 달러(약 230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허 사장은 GS건설 신사업 발굴을 맡아 수처리, 모듈러사업도 성공적으로 키워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 신사업부문은 2019년에는 매출 규모가 2936억 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6111억 원, 2021년 7780억 원, 2022년 1조250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신사업부문에서 매출 3250억 원을 내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69.3% 증가했다. 올해는 신사업부문에서 매출 1조6600억 원, 신규수주 3조5천억 원을 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GS건설 신사업부문은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GS건설은 1분기 신사업부문 매출총이익률이 23.5%로 지난해 같은 기간(16%)보다 크게 높아졌다. 건축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1분기 14.6%에서 올해 1분기 9.8%로 낮아졌고 인프라부문 매출총이익률도 8.2% 수준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허윤홍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으로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18년째 근무해 오고 있다. 

2018년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전무를 맡았고 2019년 12월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미래혁신대표 직책을 맡아 신사업부문과 별도로 운영하던 연구개발조직까지 총괄하면서 경영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