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에서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판단하는 환경지표 8개 가운데 7개가 이미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지구 환경오염이 아직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2023년 5월8일 인도 뉴델리의 오염된 야무나강에서 종교적 의식을 드리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지구에서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판단하는 환경지표 8개 가운데 7개가 이미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가디언과 CNN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워싱턴대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연구진 등으로 구성된 지구위원회(Earth Commission)는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지구 환경이 위험한 상태라는 연구논문을 실었다.
해당 논문은 지구 환경이 8개 지표 가운데 7개에서 이미 ‘위험’ 상태를 보이고 있어 인류의 삶을 위협한다고 분석했다.
8개 지표는 기후 및 기능적 완전성, 자연 생태계, 지표수, 지하수, 질소 오염, 인(phosphorus) 오염, 대기오염 등으로 구성됐다.
기능적 완전성은 도시나 농업지역과 같이 인간 활동으로 조성한 구역이 생태계를 보전할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항목이다.
연구팀은 8개 지표 가운데 대기 오염만 ‘안전’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7개 지표 모두 생명이 살아가기 안전하지 못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요한 록스트롬 스톡홀름대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지구의 환경 시스템은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가 살기에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생존을 위해 필요한 지구 환경이 영구적으로 파괴되는 모습을 앞으로 더 많이 목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특히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지구 표면온도가 올라갈수록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구 표면온도가 섭씨 1.5도 오르면 2억 명의 세계 인구가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을 통해 전 세계 국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1.5도 이내로 유지하자는 목표를 채택했다.
지구 온난화가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2도 이상 높아지면 전 세계가 폭염, 가뭄 등 심각한 기후 재난에 처한다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분석 결과에 근거한 목표다.
CNN은 지구 표면온도가 1도만 상승해도 위험하다는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전하며 현재와 같이 지구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섭씨 1.2도 오른 상황에서는 심각한 기후재난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환경지표의 평가 기준으로 ‘정의’ 요소를 추가했다. 환경오염 피해가 지구 각 지역에 불평등하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지표다.
선진국에서 과도한 양의 비료를 사용해 농사를 지으면서 질소와 인이 수자원을 오염시키는 사례가 대표적으로 제시됐다.
오염된 수자원이 개발도상국으로 유출되며 개도국의 수자원 수질까지 악화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가디언은 지구 환경오염이 아직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이른 것은 아니라는 연구팀의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지구위원회 위원인 데이비드 오부라는 가디언을 통해 “국제연합(UN) 기후협약과 생물다양성 협약은 환경지표가 ‘안전’ 영역에 속하도록 만드는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다”며 “인류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