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올해 일본 만화영화(애니메이션)가 국내 극장가를 강타하면서 이른바 저패니메이션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수입해 배급하는 국내 상장사와 함께 탄탄한 시스템 기반을 갖춘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 종목도 눈길을 끌고 있다.
 
슬램덩크 스즈메 효과 국내 증시에도, 대원미디어 애니플러스 주목

▲ 올해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가를 강타하며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원미디어 등 중소형주가 주목을 끌고 있다.


3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극장에서 일본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27.8%인데 반해 국산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 24.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개봉하는 일본 영화의 대부분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산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44.2%로 일본 영화 매출액 점유율(3.6%)을 압도했다.

관객 점유율로 보아도 지난해 국산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44.5%로 일본 영화의 관객 점유율(3.7%)을 크게 앞질렀으나 올해 국산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25.3%로 일본 영화(점유율 28.3%)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 애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던 가운데 올해 초 일본 애니 두 편이 연달아 크게 흥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영화시장에서 애니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10% 미만이었으나 2021년 13%로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1분기 일본 애니 두 편(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이 히트를 치며 36%로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이에 국내 관객들의 애니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기업들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는 대원미디어로 유희왕, 닌텐도, 원피스, 도라에몽, 짱구 등 일본 애니와 게임 등 문화 상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기업이다.

특히 대원미디어는 상반기 극장가에 일본 애니 열풍을 몰고 온 슬램덩크를 배급한 장본인인데 그 효과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5억 원으로 전망치를 40% 웃돌았다.

이에 주가도 올해 들어 이날까지 총 20.94% 상승했다.

대원미디어는 하반기에도 ‘대작’급 애니를 국내에 배급할 것으로 전망돼 기대를 모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10년 만에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로 돌아오는데 대원미디어가 7월 국내 배급할 예정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원미디어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8% 상향한 200억 원으로 높인다”며 “국내 일본 애니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 높아 미야자키 감독의 신작이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원미디어는 또 최근 ‘키덜트’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큰 인기를 모은 특촬물 애니메이션 ‘아머드 사우루스’가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등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편 ‘진격의 거인’ 등 일본 신작 애니의 70%를 국내에 배급하는 애니플러스는 최근 2위 업체인 애니맥스의 지분을 100% 인수함으로써 일본 애니 배급에서 독점구조를 형성해 눈길을 끈다.

특히 최근엔 애니를 기반으로 한 굿즈와 테마카페 등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기존에 애니맥스는 수입 애니를 대상으로 관련 사업을 하지 않아 애니플러스가 이를 수익원으로 개척할 가능성이 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귀멸의 칼날’ 시리즈 등 애니플러스가 확보하지 못했던 인기 애니의 굿즈와 테마카페 사업이 가능해져 연 50억 원 이상의 관련 매출이 새로 발생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애니플러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2%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산 애니 제작 스몰캡으로 스튜디오미르가 주목받고 있다. 스튜디오미르는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를 다수 제작해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회사다. 

스튜디오미르는 넷플릭스, 디즈니, WB(워너브라더스)의 글로벌 3대 애니메이션 OTT 사업자에 모두 애니를 공급하고 있다. 세 OTT 회사가 올해 애니메이션에 투자할 금액만 합산 13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투자금액은 2019년 11억 달러에서 2022년 30억 달러로 가파르게 늘었다.

스튜디오미르의 최대 매출처는 넷플릭스인데 인기게임 '데빌메이 크라이'의 애니메이션을 포함 올해 넷플릭스에 3건의 작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디즈니에도 ‘스타워즈:비젼’을 비롯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수주해둔 상태이다.

이 밖에 최근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웹툰의 애니화에도 스튜디오미르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넷플릭스는 신의탑, 노블레스, 갓오브하이스쿨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들을 자사 저작권에 편입시켰으며 역시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인 외모지상주의를 독점 공개하는 등 웹툰의 애니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현용 연구원은 “웹툰을 원작으로 해 8개 에피소드 분량의 1개 시즌을 총괄제작할 수 있는 국내 제작사는 스튜디오미르가 유일하다”며 “올해 매출은 3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 영업이익은 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