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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전기차 차급 다양화로 판매 가속, 정부 충전요금 인상 '브레이크' 되나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5-30 16: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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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전기차 차급 다양화로 판매 가속, 정부 충전요금 인상 '브레이크' 되나
▲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잇달아 기존에 없던 차급의 전기차 신차를 내놓는다. 사진은 기아 EV9.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잇달아 기존에 없던 차급의 전기차 신차를 내놓는다. 이에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국산 전기차는 모든 차급에서 풀라인업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전기차 충전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전기차 확대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소형 및 준중형 차급에 집중된 국산 전기차 라인업이 올해 모든 차급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 승용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니로 플러스 포함), 중형 세단 아이오닉6, 준중형 SUV 아이오닉5와 EV6 등 5종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GV60, G80 전동화모델, GV70 전동화모델을 내놨지만 아직 판매량은 많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가 매달 1천~2천 대 이상 전기차 판매 볼륨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올해 1~4월 제네시스는 GV60 1463대, GV70 전동화모델 802대, G80 507대를 국내에서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해까지 4종에 머물렀던 국산 양산형 전기차 라인업은 올해 8종으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지난 4월 2세대 완전변경 코나 일렉트릭을 내놓은 데 이어 기아는 올해 브랜드 최대 기대작인 플래그십 SUV EV9 양산에 최근 들어갔다. 다음달 중순 기본모델(4륜구동)부터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를 완료하고 고객인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의 국산 대형 전기 SUV란 타이틀을 단 EV9은 8영업일 만에 사전계약 1만 대를 넘어서며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전계약 1만 대는 K9 3201대, 모하비 7137대 등 기존 기아 플래그십 모델의 최종 사전계약 대수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레이EV를 출시해 한동안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경형 전기차 판매를 다시 시작한다.

앞서 기아는 2012년 국내 최초 민수용 양산 전기차 레이EV를 출시했다. 16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한 구형 레이EV는 91km가 채 안되는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잦은 고장으로 약 2천 대가 판매되는데 그치며 2018년 단종의 아픔을 겪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신형 레이EV가 기존보다 2~3배 이상 늘어난 200~300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중형 SUV 전기차 토레스 EVX를 내놓는다. 이는 제네시스를 제외한 첫 국산 중형 SUV 전기차다.

KG모빌리티의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km대 초반에 그친 것과 달리 토레스 EVX는 420km 이상의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가격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모두 받으면 3천만 원대에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전기차 차급 다양화로 판매 가속, 정부 충전요금 인상 '브레이크' 되나
▲ KG모빌리티 토레스EVX. < KG모빌리티 >
올해 1분기 국내에서 전기차는 전년 동기보다 22.7% 증가한 3만4186대가 판매돼 전체 신차 가운데 7.5% 비중을 차지했다. 아직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올해 기존에 없던 차급의 새로운 전기차가 출시되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며 국내 전기차 판매가 본격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전기차 충전요금이 가파르게 상승한데 이어 정부가 추가적 인상까지 검토하고 있어 전기차 전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충전요금은 급속충전기(50kW)는 324.4원/kWh, 초급속충전기(100kW 이상)은 347.2원/kWh 등으로 적용되고 있다.

전기차 급속 충전요금은 2020년 6월만 해도 급속충전기 기준 kWh당 173.8원이었으나 2020년 7월 255.7원, 2021년 7월 292.9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9월 324.4원으로 2년여 동안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이 종료되고 전기요금이 인상된 영향을 받았다.

더구나 정부는 5월16일부터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시)당 8원(5.3%) 인상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요금 역시 추가인상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환경부는 전기요금이 인상된 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 테스크포스(TF)를 꾸려 한달여 동안 적정 수준 등을 논의한 뒤 충전요금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아이오닉5의 공인 복합전비는 1kWh당 약 5km로 1km를 주행하는 데 50kW 급속충전기 기준 약 64.9원이 들어간다. 같은 준중형 차급의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 모델(133.3원)의 48% 수준이다.

하지만 비싼 차량 가격에도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가장 큰 유인은 값싼 유지비란 점에서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은 전기차 구매 의사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번에 전기차 충전 요금이 지난해 9월 50kW 급속충전기 인상분인 31.5원 만큼 오른다고 가정하면 아이오닉5를 1km 운전하는데 연료비로 71.2원이 소요된다. 같은 거리를 갈 때 스포티지의 53.4%로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2020년 상반기만 해도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 연료비는 4분의1 수준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과 관련해 "전기요금 인상이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는데 있어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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