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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서울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옥시레킷벤키저 사과광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
옥시레키벤키저(현 RB코리아)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안을 내놓았지만 유가족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옥시 측이 유가족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3, 4등급 피해자들은 배상안에서 제외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 일부는 옥시 측의 배상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유가족 연대와 RB피해자위원회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와 국회의 국정조사가 끝날 때까지 옥시의 배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1일 밝혔다.
단체는 “옥시가 내놓은 최종 배상안에 피해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타울 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배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국을 떠나겠다고 협박하는 등 반강제적 합의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번 사건이 영국에서 발생했다면 피해배상금 외에도 매출의 10%인 1조8천억 원 이상을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미국이라면 피해자들에게 수백억 원씩 배상해야 할 텐데 옥시가 한국정부의 방관과 법적 제도 미비를 틈타 1500억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는 “피해자의 고통과 옥시의 반인륜적 행태가 합의금 몇푼에 묻여 잊히지 않고 현재의 잘못이 시정될 수 있도록 검찰수사와 국회의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배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시 측이 1,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만 배상계획을 내놓고 3, 4등급을 제외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옥시의 배상안은 3, 4등급 피해자에 대한 언급이 없는 반쪽짜리 배상안에 불과하다”며 “한국정부가 1, 2등급만을 병원비와 장례비 지급대상으로 정한 것은 제조판매사로부터 구상해 비용을 돌려받기 위한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입장 때문인데 옥시가 이런 문제점을 교묘히 악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소장은 “기본적으로 사과와 배상이라는 건 진정한 책임을 전제로 하는데 옥시의 경우 사과한다고 말은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거의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난주 국회 국정조사팀이 옥시를 방문했을 때 옥시 측은 무성의와 발뺌으로 일관했다”고 성토했다.
최 소장은 “옥시는 전 국민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나서야 사과성명을 내놨다”며 “이번에도 국회 청문회가 시작되고 국회에서 옥시 영국 본사를 찾아가는 등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니까 배상안이라고 마지못해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시는 7월31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배상안을 내놓았는데 사망자의 경우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로 최고 3억5천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피해자는 앞으로 치료비 일체와 일실수입(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일을 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 등을 배상하기로 했다.
영유아. 어린이의 사망 및 중상사례의 경우 일실수입을 계산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배상금을 총액기준 10억 원으로 일괄 책정(위자료 5억5천만 원 포함)했다.
옥시는 1일부터 배상 신청 접수에 들어갔으며 세부 내용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