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TSMC 주식 처분 결정은 대만의 안보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TSMC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대만을 향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에서 해외 투자자 자금이 유출되는 데 가속도가 붙으며 대만의 경제적 영향력이 낮아져 국방 능력이 떨어지는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5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워런 버핏의 TSMC 주식 처분 결정이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이 안고 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투자자들에게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해 앞으로 더 많은 투자자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10월 TSMC 지분 41억 달러(약 5조4천억 원) 규모를 매수했는데 올해 초까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고 밝혔다.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삼는 워런 버핏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버핏은 투자자행사를 통해 TSMC의 사업적 측면에는 문제가 없지만 회사와 반도체공장이 위치한 지역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고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TSMC의 반도체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을 일으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최근 중국은 대만을 향한 무력도발을 점차 강화하면서 대만 영토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버핏은 “미국과 중국은 항상 세계 주요 강대국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손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격화돼 세계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버핏의 이러한 언급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대만은 투자하기 위험한 국가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됐다고 바라봤다.
버크셔해서웨이의 TSMC 주식 처분은 대만을 향한 중국의 압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대만이 투자자 자금 유출에 따라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영향력이 낮아지면서 국방 예산을 확보하는 데 점차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버핏 회장의 TSMC 지분 매각이 결국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는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버핏 회장의 뒤를 따라 대만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가장 반기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대만이 미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만큼 강력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침공 위협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2020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대만에 직접 투자가 이뤄진 금액은 315억 달러(약 41조7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TSMC가 미국 첨단 산업과 국가 안보에 핵심인 미세공정 반도체를 대부분 대만에서 생산해 공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