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5-21 16: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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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앞으로 올라올 것이란 기대감이 번지는 가운데 반도체 후공정 기업이 보다 이르게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5월12~19일) 동안 한미반도체 주가는 27.5% 급등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5월12~19일) 동안 한미반도체 주가는 27.5% 급등했다.
이 외에도 한양디지텍(31.6%), 하나마이크론(18.5%), 원익IPS(16.2%), 하나머티리얼즈(14.7%), SFA반도체(14.5%) 등 반도체 중소형주 주가가 많이 올랐다.
최근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반도체기업 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에 함께 올라탄 모습이다.
반도체주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의 합병, 감산 효과 등 업황 바닥에 대한 신호가 나오면서 최근 상승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1.6%), 삼성전자(6.7%) 등 대표적인 국내 반도체기업 주가가 올랐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규모가 비교적 가벼운 반도체 소부장주 주가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요증가에 따라 소부장 기업이 한발 앞서 수혜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축소에 따른 재고 소진은 결국 수요의 회복→생산 정상화→설비투자비용(CAPEX) 정상화 기대감을 형성한다”며 “업황 회복구간에서 실적과 주가 상승 레버리지가 크게 발생하는 장비주를 상대적으로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후공정 관련 기업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번 반도체 침체기가 과거사례보다 길었던 만큼 완성된 재고와 부분 미완성 상태인 재고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분석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 설비의 가동률을 회복하는 것보다 우선 쌓여있는 재고를 소진하는 일이 앞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완성 상태의 재고를 판매할 때 필요한 후공정 기업이 부각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반도체 업계 회복 순서가 전공정 장비, 부품→소재→후공정이었다면 이번 사이클에서는 역순(후공정→소재, 부품→전공정 장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메모리 후공정 가동률 상승이 업황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란 점에서도 메모리 후공정 외주사 관련 공급망이 과거보다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후공정 전반적으로 2023년 1분기 실적 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을 시작해 3분기 DDR5 효과 본격화를 전망한다”며 “수혜 속도 및 강도 관점에서 하나마이크론, 한양디지텍 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후공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AVP(어드밴스패키지) 사업팀을 새로 꾸리는가 하면 하면 일본에 3천억 원을 투자해 반도체 관련 테스트라인을 신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병연 삼성전자 AVP팀 제품전략 파트장은 4월 ‘첨단 패키징 기술 정기학술대회’에서 “삼성전자가 첨단 패키징을 혼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삼성은 메인이 웨이퍼다 보니 패키지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과 서로 협업하고 리소스를 나누는 등 생태계를 만들고 같이 키워나가는 게 숙제가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