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메리츠화재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손해보험업계 5위에 머물던 메리츠화재를 지난해 3위로 도약시켰고 올해 들어서는 2위 자리까지 넘보려 하고 있다.
▲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손해보험업계 5위에 머물던 메리츠화재를 지난해 3위로 도약시켰고 올해 들어서는 2위 자리까지 넘보려 하고 있다. |
김 부회장은 장기인보험 판매 확대와 통합 상장사 출범에 따른 시너지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5일 손보업계 안팎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DB손해보험과 올해 손보업계 2위를 두고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 DB손해보험과 업계 2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으로 살펴보면 메리츠화재는 5546억 원을 내면서 2위 DB손해보험을 214억 원가량 차이로 따돌렸다. 다만 1분기 순이익으로 보면 DB손해보험이 4060억 원을 거두며 메리츠화재를 14억 원 정도 앞섰다.
메리츠화재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손보업계 순위를 흔들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 부회장의 장기인보험 판매 확대 전략에 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으로 상해, 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를 맡은 2015년부터 계약기간 3년 이상으로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판매를 확대해왔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메리츠화재의 매출은 2017년 6조4157억 원에서 2022년 10조7193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 8.3%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도 2022년 3분기 기준 11.1%로 늘어났다.
메리츠화재는 3월 사업보고서에서도 다른 보험사들과 차별화된 강점으로 장기인보험 중심의 매출 전략을 꼽았다.
메리츠화재는 “상위사 대비 규모의 경제가 부족하며 판매채널이 상위사보다 수적 열세에 있지만 지속적 보장성인보험 중심의 영업전략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장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2025년까지 순이익과 장기인보험에서 손보업계 1위를 달성하겠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기 때문에 장기인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 전략을 올해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인보험은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에서 부채로 잡히는 저축성보험보다 수익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는 점에서 김 부회장의 전략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올해 4월 손보업계에서 처음으로 기존 암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던 전이암과 재발암을 보장하는 암보험상품 3종을 내놓으면서 장기인보험 경쟁력을 강화했다.
김 부회장은 보험상품 판매를 맡고 있는 설계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4월부터 전속 설계사 직급 체계를 기존 본부장과 지점장에서 본부장과 부본부장, 지점장, 부지점장으로 재편했다.
이는 학벌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설계사를 관리해 장기인보험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4월20일 가장 좋은 실적을 낸 설계사를 축하하는 행사인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메리츠화재는 부지점장, 부본부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사다리를 신설했다”며 “영업환경과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가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돼 그룹사간 시너지를 누릴 수 있게 된 것도 성장세의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메리츠증권의 투자사 발굴 역량과 메리츠화재의 장기투자 구조가 결합돼 계열사 사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가 적극적으로 자본을 움직일 수 있게 돼 개별 상장사로 있을 때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사이 자본 배분이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단일 상장사 출범일인 4월25일 “메리츠금융지주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은 안정적 수익성을 바탕으로 효율적 자본 배분을 통해 이전보다 유기적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