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증권업계와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실적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잇달아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날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6천 원에서 2만5천 원으로, 키움증권은 3만 원에서 2만8천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보다 앞서 KB증권도 4월26일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2만9천 원에서 2만5천 원으로 낮췄다.
실제 강원랜드 주가는 1월 초 2만3천 원 안팎을 오가다 최근 1만8천~1만9천 원대를 보이고 있다. 강원랜드 주가는 이날 1만87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삼걸 사장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강원랜드의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강원랜드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581억2400만 원, 영업이익 696억8700만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7.9%, 영업이익은 561.9% 증가했다. 순이익은 1015억3400만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분기별 순이익은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이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은 것은 일반고객(mass) 매출 회복으로 실적은 개선되고 있으나 VIP고객 매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보복 소비로 강원랜드의 1인당 드롭액(방문객이 게임에 투입한 금액)은 코로나 이전 215만∼225만 원 안팎에서 지난해 267만 원까지 상승해 실적을 이끌었다"면서도 "최근 VIP가 아닌 일반고객 위주의 고객 구성으로 드롭액 상승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리오프닝 효과가 달성된 매스 드롭액과 달리 VIP의 개선은 여전히 속도가 더딘 상태"라며 "이익 확대를 위해 VIP 회복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올해 1분기 강원랜드의 하루평균 방문객 수는 694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의 84% 수준까지 회복했다. 일반고객 매출도 34억 원으로 2019년 1분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9년 하루평균 카지노 매출의 15~20%를 차지하던 VIP고객 매출은 올해 1분기 3억 원으로 집계돼 2019년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18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고 다음달인 5월16일부터는 동시 입장인원 제한과 사이드베팅 제한 등 나머지 제한들도 모두 해제됐다. 이후 일반고객 매출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과 달리 VIP고객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코로나19 동안 온라인 도박사이트, 홀덤바 등 불법 시장으로 VIP 소비와 수요가 흘러나갔다"며 "사행산업 특성상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영업장 환경개선 및 컨시어지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일본 오사카에 카지노 시설이 들어서는 점도 장기적으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인공섬 유메시마에 유치하는 내용의 오사카부의 정비계획을 인정했다. 리조트가 조성되는 곳은 일본 오사카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이 있어 우리나라 관광객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2029년 가을 리조트가 들어서면 연간 약 2천만 명이 찾아 5조 원이 넘는 매출을 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사카에 카지노가 들어서면 당장 영향을 받을 곳은 한국 등 인접 국가들이 될 수 밖에 없다. 오사카는 교토와 나라 등 주위 관광지들이 경쟁력을 더해주는데다 이미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만큼 충분한 관광 목적지로서 인프라를 갖춰 복합리조트가 상승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삼걸 사장이 공들이고 있는 비카지노 부문 성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리조트 경쟁력을 강화해 카지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하이원리조트의 고객만족도가 강원랜드보다 10%가량 높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원랜드와 하이원리조트가 같은 기업인지 모르는 고객이 많다는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힐링·웰니스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을 통해 리조트 사업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1분기 호텔과 콘도의 객실점유율은 67%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