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이 렌터카 사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급증으로 고민에 빠져 있다.

SK네트웍스는 저금리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이자비용을 적절히 관리하는 한편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 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 렌터카사업 질주에도 이자부담 무거워, 이호정 재무 안정화 과제

▲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이 렌터카 사업 호조에도 이자부담은 여전히 무겁게 짊어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가 2023년 1분기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웃도는 5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두고 렌터카 사업이 호조를 보인 것이 가장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렌터카와 스피드메이트(차량정비부품)의 1분기 영업이익은 502억 원으로 SK네트웍스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으며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20.5% 증가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고차 매각 대수가 증가한 가운데 렌털 매출이 견조한 성장을 보이며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며 “중고차 매각가율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매각 규모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했고 장기렌털 마진률도 개선되는 흐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렌터카 사업 확대는 운전자본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며 SK네트웍스의 차입금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렌터카 사업은 일반적으로 리스로 자동차를 구입해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과 비교해 차입금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동차는 단가가 높기 때문에 다른 렌털과 비교해 차입금 부담이 더 크다.

SK네트웍스의 1분기 차입금 규모는 5조1970억 원 정도인데 이는 지난해 1분기 4조8761억 원보다 6.58% 증가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90%로 지난해 1분기와 동일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자부담은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193억 원에 불과했던 이자지출은 올해 1분기 433억 원으로 124.2%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까지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현재 3.5%까지 오른 탓이다.

SK네트웍스가 거둔 영업이익 531억 원 가운데 약 80%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SK네트웍스의 렌터카사업 자회사 SK렌터카(옛 AJ렌터카)는 2018년 SK그룹에 인수되기 전에도 부채비율이 400%에 이르는 등 재무구조에 문제를 겪었던 만큼 이자비용 관리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재무전문가인 황일문 대표이사에게 SK렌터카를 맡긴 것도 이런 점에 고려된 인사로 보인다.

올해부터 대표를 맡은 이호정 사장도 그룹 내 전략통이자 대표적 재무전무가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SK핀크스 대표이사,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SK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했다. 2021년 SK네트웍스로 복귀해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사업 체질 강화를 지원했으며 글로벌 투자, 전기차 인프라 확장 등 회사의 미래 성장을 추진하는 신사업추진본부장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이자를 포함한 비용을 얼마나 줄이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대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 4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금리 4%대로 2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현재 단기 차입금 이자율이 5~6%에 형성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SK네트웍스로서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SK네트웍스 렌터카사업 질주에도 이자부담 무거워, 이호정 재무 안정화 과제

▲ SK네트웍스 자회사 SK렌터카의 제주지점.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만기되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과거보다는 이자율이 높아졌지만 AA급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만큼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이자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의 여러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필요한 SK렌터카는 최근 렌터카 사업이 호황을 맞고 있는 만큼 신용등급 상향을 통해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SK렌터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0(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자산 매각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중국 내 사업인 SK네트웍스 차이나홀딩스, 선양SK버스터미널 등의 매각을 지속적으로 타진해왔다. 이 두 사업의 자산총액을 합치면 1800억 원이 넘는다.

SK네트웍스는 과거에도 석유제품 소매유통 부문 및 제주 핀크스 골프장 매각(2020년), 명동 사옥 매각(2021년)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네트웍스는 당분간 신규 자금 조달 등에 있어 상승한 금융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비용 부담능력 또한 과거 대비 저조한 수준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보유자산을 활용한 대체자금조달 여력 등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