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라 K뷰티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과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올해 리오프닝(경제 재개방)을 단행하며 국내 화장품주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봉쇄기를 겪으며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 입지에 변화가 생겨 단기간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요우커) 수 증가와 중국 내 화장품 시장 회복으로 화장품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한국 입국자수는 1월 2만4946명에서 2월 4만5884명, 3월 8만8813명으로 월 2배 수준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요우커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지난 4월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출국 외국인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은 지출의 75.8%를 화장품 및 향수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입국자가 늘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지출의 32.4% 정도만 화장품 품목에 쓰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K뷰티 사랑은 여전한 셈이다.
▲ 4일 명동의 한 대형 화장품 매장 계산대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있다. 리오프닝과 함께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여기에 중국 내수 시장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내 한국 화장품 판매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3월 중국 소매판매 증가치는 전년 대비 10.6%로 1~2월 평균 3.5% 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3월 화장품 판매가 전년 대비 9.6% 증가해 1~2월 평균 3.8%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화장품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일부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장 매출 성장세가 두 자리로 뛰며 재고 소진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국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명동에서 화장품 로드숍 매장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하반기 설화수 브랜드 개편 효과와 더불어 본격적인 중국 화장품 시장 반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화장품 시장은 11.4% 성장할 전망이다"며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중국 매출은 26% 늘어나 6개 분기 만에 성장 전환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G는 중국시장 소비회복과 방한 중국 관광객 유입 효과가 더해져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청장년층에 이에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떠오른 중국 MZ세대들이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K뷰티주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말 중국 상해 쇼핑몰을 탐방한 결과 중국 MZ세대는 화장품 소비에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성비에 특화된 신형 편집샵 화메이에서 설화수, 궁중비책, 라네즈, VT코스메틱 등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명동 현지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엇갈린 대답이 나왔다.
우선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이 여전하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국내 화장품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한 화장품 매장 앞에서 개장을 기다리던 북경 출신 요우커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 매장의 직원도 "매장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느끼며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상해 출신 요우커 흐어슈씨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마스크 착용이 강제되며 한국 화장품들의 기세가 꺾인 사이 화시즈, 차이탕, 완메이르찌 등 중국산 브랜드들이 등장하며 가성비 영역에서 한국 화장품들과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 관광객 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한 대형 화장품 매장에는 중국인 관광객보다 일본인 관광객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일본인과 달리 중국인 관광객은 한꺼번에 대량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높았다.
▲ 명동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이 여행 가방에 대량으로 구입한 화장품을 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대중 매출은 중국에서의 경쟁 열위로 4분기에나 비로소 성장전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 심화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이 코로나19 기간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