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서는 신 대표가 안정적 이익 관리보다는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워 플랫폼을 더 강화하려는 것으로 바라본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 계열사로 확보 고객 수와 이용자 수 등이 향후 성장성과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찾는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콘텐츠를 더 확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4월27일 미국 종합증권회사 시버트의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선 19.9%의 지분을 확보한 뒤 주주 및 미국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31.1% 지분을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경영권 확보를 위해 모두 1038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자기자본의 5.4%, 현금및현금성자산의 7.37%를 차지하는 규모다.
시버트는 1967년 종합증권업을 시작한 미국 금융회사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증권 트레이딩, 투자 자문, 기업 주식 계획 관리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인수를 통해 고객에게 △미국 주식 애프터마켓 서비스 △24시간 미국 주식 거래 지원 △새로운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 등을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신 대표는 시버트 인수를 통해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을 개발하면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있는 핀테크 회사에 제공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도 장기적으로 그리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주식 24시간 거래 지원을 통한 거래 편의성 제고, 주식거래 솔루션의 해외 핀테크사 공급을 통한 글로벌 주식 시장 지배력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의 순영업수익 개선과 월간활성이용자 수 증가가 이어지면 목표주가도 상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 플랫폼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4월24일에는 애플리케이션(앱) 홈 화면을 고객의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맞춤형으로 개편했다.
3월 말부터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애플 앱 스토어 카드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카카오페이와 연결된 금융계좌에서 카카오페이머니를 충전해 사용하는 결제 방식에서 곧바로 카드 사용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신 대표의 공격적 확장 전략에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순손익 적자를 나타냈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순손익 적자 실적을 두고 “카드사에 지불하는 지급수수료가 늘었고 금융 자회사들의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이 집행됐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페이의 순손익 적자 전환이 2022년 기준 연간 순손익 흑자를 달성한 지 1분기 만에 벌어진 일이라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5217억 원, 영업손실 455억 원, 순이익 275억 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3.7%, 영업손실은 67.2% 증가했고 순손익은 흑자로 돌아섰었다.
불과 3개월 전 연간 순손익 흑자를 달성해 축하받던 기업이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신 대표가 안정적 관리보다 공격적 투자에 더 주력하는 이유로 카카오페이의 주가 부양을 꼽는다.
카카오페이는 2021년 11월 상장 당시 주가 24만8500원을 기록했다. 다만 그 뒤 12월 신 대표와 함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등 8명의 임원이 주식매수선택권으로 취득한 약 880억 원 규모 주식을 매도하며 주가가 약 17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주가는 훨씬 더 떨어져 2023년 5월3일 기준 5만6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당시 투자자들의 비난에 류 전 대표는 사임했고 2022년 3월 신 대표가 부임하며 △카카오페이 주가 20만 원 도달 전까지 최저임금 수령 △재발 방지를 위한 매도 제한 △재매입 및 이익 환원 △책임경영 및 사회적 책무 강화 △충실한 의무이행을 위한 재신임 절차 등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대표는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의 안정보다 공격적 투자를 통한 더 큰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 대표의 공격적 플랫폼 강화 덕분에 카카오페이는 2022년 말 등록 사용자 수 3944만 명, 월간활성이용자 수 2302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말보다 등록 사용자 수는 5%,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7% 증가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