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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크로스파이어 같은 '중국몽' 없다, 만리장성 넘을 게임기업 어디?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4-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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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2022년에 이미 6억 명이고 앞으로 더 많아질 중국 게임 이용자들과 이들이 해마다 지불하는 55조 원은 중국 게임시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면 다양한 진입장벽들을 넘어야 하지만 게임사들은 현지합작은 물론 지식재산 수출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을 성사시켜왔다.

이렇듯 중요한 중국 게임시장이 과거 한국 기업들에게 노다지와 같은 곳이었는데 이제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웬만한 수작이 아니면 돈 벌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말도 나온다.

과거 중국 게임시장이 한국 게임기업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었는지, 스마일게이트로 대표되는 2010년대 성공사례를 짚어본다. 또 달라진 2023년의 환경에서 새로운 무기를 들고 중국을 공략하는 우리 기업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한국 게임업계는 2010년대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뮤 등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폭발적 성장을 이뤘다. 이 무렵 게임산업은 콘텐츠 수출역군인 동시에 청년재벌의 산실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스마일게이트가 있는데 이 회사의 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한국에서 처음 출시했으나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동일 장르의 경쟁작들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크로스파이어는 요구사양이 낮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이게 저사양 PC가 대부분이었던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통하는 요인이 됐다.

특히 중국에서 국민 슈팅게임에 등극하면서 크로스파이어 프로게임대회는 물론 크로스파이어 지식재산을 활용한 드라마와 테마파크까지 만들어지졌다.

크로스파이어 한 방으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회장은 국내 5위의 주식부자가 됐으며 지금도 스마일게이트는 수익의 대부분을 크로스파이어에서 얻고 있다.

이를 따라 한국시장은 테스트베드로 삼고 돈은 중국에서 벌겠다는 곳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게임업계의 이러한 ‘중국몽’은 2017년을 전후로 해 박살이 났으며 게임기업들은 이후 2022년까지 잃어버린 5년을 보내야 했다.

처음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들을 들고 있었기에 이들 모두 중국 정부의 외자판호 발급만 애타게 기다려왔다.

2022년 12월과 2023년 3월 중국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외자판호를 내주면서 게임시장의 문을 열었다. 이 가운데  한국 게임도 상당수 포함돼 그동안 중국 정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워 온 한국 게임기업들을 다시금 꿈에 부풀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시장이 열린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수년간의 판호 발급 중단은 단순히 돈을 벌지 못했다는 의미를 넘어 중국에서 한국 게임의 이용자 유입이 끊어지는 효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게임을 접하게 된 중국의 10대들은 과거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의 게임들을 모른다. 이들이 원하는 게임은 중국 게임이거나 일본과 미국의 대작게임이다.

그래서 게임산업 전문가들은 이제 중국 시장을 처음부터 새로 개척할 때라고 본다.

애니메이션이나 실사그래픽을 차용한 성인 게임시장에서 이미 취향이 굳어져버린 게이머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게임 시장에 막 진입한 중국의 어린 게임 이용자들을 노려야 한다는 조언한다. 무겁지 않은 콘텐츠 볼륨과 아기자기한 카툰 또는 픽셀 그래픽의 게임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게임을 들고 중국 시장을 노리는 게임사가 둘 있는데 넥슨과 데브시스터즈다.

먼저 2022년 12월 판호를 받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부터 살펴보면 IP인 메이플스토리 시리즈는 PC게임 시절부터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잘짜여진 게임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PC판 메이플스토리의 중국 이름은 모험도인데 모험도의 신작을 기다리는 중국 게임 이용자들ㄷ이 많아 2022년 현지에서 모험왕이라는 유사게임이 등장했을 정도다. 2023년부터 외자판호 획득에 따라 중국에서 흥행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다음은 쿠키런 시리즈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다. 데브시스터즈의 모바일게임 쿠키런 킹덤이 2023년 3월 판호를 획득했다. 데브시스터즈는 대표작 IP 쿠키런 시리즈가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한국은 물론 외국, 특히 서구권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2016년 출시돼 지금까지도 캐시카우 노릇을 하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당시 중국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는데 2021년 출시한 쿠키런 킹덤부터는 현지 퍼블리셔와 손잡고 중국의 외자판호를 따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한다.

2023년 중국으로 가는 길이 열리면서 쿠키런 시리즈가 중국에서 한국게임 신화를 다시 쓸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2023년 들어 중국 정부가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대거 풀어주면서 한국 게임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노다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세계 모바일게임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인 만큼 과거보다 더 확실한 무기를 들고 공략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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