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가 팬플랫폼 위버스의 유료 서비스를 확대한다.

적자 개선을 위한 하이브의 이 같은 결정이 사업협력자이면서 경쟁 팬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SM엔터테인먼트에는 ‘영역침범’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오늘Who] 하이브 위버스 다시 흑자로, 박지원 SM 협력과 함께 공격적

▲ 하이브의 팬플랫폼 위버스에 프라이빗채팅 서비스 '위버스 DM'이 도입된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유료 서비스 확대를 통해 위버스컴퍼니의 적자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하이브는 위버스에 프라이빗채팅 서비스를 출시해 팬플랫폼을 통한 수익창출 증가를 노리고 있다.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위버스에 입점한 아티스트 커뮤니티에 프라이빗채팅 서비스 ‘위버스 DM’을 선보인다. 위버스 DM은 아티스트와 팬이 1대1로 대화하는 느낌을 주도록 기획된 서비스다.

하이브는 아티스트 1인과 채팅을 하기 위한 이용권을 30일 기준 15젤리(45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젤리는 이용자가 위버스에서 결제를 하려면 구입해야 하는 재화 수단으로 올해 3월9일 도입됐다.

위버스는 무료로 운영되는 대신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 주고받는 별도의 대화창구가 없었다. 위버스는 위버스숍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유료 멤버십 가입자들을 위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올렸다.

위버스에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될 것이란 전망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작년 11월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위버스는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팬과 아티스트뿐 아니라 팬들 간의 소통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를 다각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위버스에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계획한 이유는 규모와 다르게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3077억 원으로 2021년보다 28.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5억 원을 거두며 적자로 전환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디어유가 정기구독료(4500원)를 받으며 프라이빗채팅 위주로 버블을 운영해 162억 원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박 대표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위버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대략 1천만 명 수준이다. 버블은 유료 구독자가 215만 명인데 위버스는 5배 가까운 활성이용자를 보유하고도 적자를 냈으니 박 대표 입장에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카카오와 합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도 9월부터는 위버스에 입점하기로 했으니 박 대표는 규모의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이 더 시급한 과제로 여길 만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위버스의 프라이빗채팅 서비스 도입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프라이빗채팅 서비스 ‘위버스 DM’을 통해 발생하는 영업이익은 2023년 235억 원, 2024년 477억 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룹단위 구독방식에 월 구독료 9900원으로 계산해 전망치를 산출했는데 실제 도입된 서비스는 1인 단위 구독방식에 월 구독료 4500원이 적용된 만큼 예상 이익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SM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일로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을 해도 버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이유는 버블과 위버스의 서비스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는 위버스에 입점을 해도 버블에서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렇기에 위버스에서는 굿즈 판매와 공연 실황 중계, 팬 커뮤니티 소통을 하고 버블에서는 팬과 1대1 프라이빗채팅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브가 위버스에도 프라이빗채팅 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버블만의 특화 서비스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진 셈이다.

위버스의 프라이빗채팅 서비스가 버블과 같은 1인 구독 시스템에 월 구독료까지 4500원으로 같은 것을 보면 SM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영역침범’이라고 생각할 만하다.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서 프라이빗채팅으로 소통을 시작한다면 버블의 유료 구독자들이 각종 굿즈 판매와 공연, 예능 등의 미디어 콘텐츠도 제공하는 위버스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브는 위버스 DM 도입은 예전부터 준비했던 것이고 앞으로도 양방향 소통을 위한 기능을 추가적으로 업데이트 한다는 입장이다. 프라이빗채팅과 별개의 유료 구독 서비스도 올해 안에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이브 관계자는 “사전에 기존 서비스들의 특허 분석을 포함한 기술 검토를 수행했고 서비스 출시 및 운영에 문제가 없는 걸로 확인했다”며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는 위버스에 입점해 서비스 전반을 이용하지만 아직 위버스 DM에 대한 사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