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노조 LG엔솔 미국 배터리공장 임금인상 의지, SK온 삼성SDI도 겨냥

▲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한국 배터리 3사를 겨냥해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노동조합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숀 페인 위원장이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배터리공장을 겨냥해 임금 인상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SK온과 삼성SDI 등 다른 한국 배터리업체의 미국 내 합작공장에도 노조 설립 계획을 강조하며 임금 인상을 목표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4일 미국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숀 페인 위원장은 전기차 산업에서도 근로자의 권익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분야에서도 공장 근로자들이 내연기관 차량 생산공장에서 누리던 것과 동일하거나 더 나은 수준의 임금 및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숀 페인은 기자회견에서 “관련 기업들이 노조 가입자를 존중하며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며 노조 차원의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미국 자동차산업에서 큰 영향력을 인정받는 강성 노조에 해당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 배터리 3사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이 미국에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기업과 협력해 대규모 배터리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숀 페인은 한국 배터리업체와 완성차기업의 합작공장 설립이 노조원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한 목적을 두고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근로자 임금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아직 임금 협상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및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연초부터 전미자동차노조 측과 임금 등 근로조건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현재 평균 시간당 16.5달러인 생산직 임금을 GM 공장 근로자 평균 임금인 32.32달러로 2배 가깝게 높이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앞세우고 있다.

숀 페인은 스텔란티스가 삼성SDI와 인디애나주에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전미자동차노조 측에 이러한 사실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러한 행위가 전미자동차노조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시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SK온과 포드가 테네시주에 건설하는 배터리 합작공장에도 전미자동차노조가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숀 페인은 “전기차 산업에서 노조를 제외하고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선택”이라며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와 협상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내 공장에 모두 전미자동차노조가 들어서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전미자동차노조가 LG에너지솔루션과 GM 오하이오 합작공장에 요구하는 대로 큰 폭의 임금 상승을 목표로 한다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앞으로 미국 공장 운영에 불확실성을 안게 된다.

인건비가 예상보다 크게 높아져 공장 가동 및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노사협상 과정에서 파업 등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숀 페인은 전미자동차노조 사상 처음으로 조합원 직접투표를 통해 당선된 위원장이다.

그는 올해 초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전기차 산업 분야에서 노조의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노사협상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타협할 가능성은 낮다.

결국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미국 내 공장에서 노조 문제로 당분간 골머리를 앓거나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받는 일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숀 페인은 “배터리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특별한 기술을 갖춘 만큼 내연기관 차량 분야에서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며 “지금 기업들이 협상에 임하는 태도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