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법인보험대리점(GA) 인수를 통해 경쟁적으로 설계사 조직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회계제도 아래서는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절실한데 설계사 조직을 확대하면 보험 판매와 더불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보장성보험 확대 사활, 설계사 조직 확대 ‘고래싸움’

▲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법인보험대리점(GA) 인수를 통해 경쟁적으로 설계사 조직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19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CS라이프의 설계사 조직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CS라이프는 한국보험금융 밑에 있는 보험영업 조직으로 약 1200여 명의 설계사들이 소속돼 있는데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서 이 가운데 500여 명을 영입하려 하고 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삼성생명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400억 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GA 조직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삼성생명금융서비스와 CS라이프의 인수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삼성생명(316조1659억 원)의 뒤를 이어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자산 규모로 2위를 차지하는 한화생명(161조2355억 원)도 GA를 추가로 인수할 구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1월 GA업계 6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설계사를 2만4천여 명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한화생명의 GA 숫자는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설계사 규모인 2만5천여 명에 바짝 따라붙는 수준이다.

보험업계 일각에서 한화생명이 1500여 명의 설계사를 확보하고 있는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한화생명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언제든 추가 인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GA 조직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영업경쟁력 강화와 관련이 있다.

보험업의 특성상 영업조직인 GA의 규모는 영업 경쟁력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GA 조직의 확대는 보험상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에서 부채로 계산되는 저축성 보험 대신에 보장성 보험 판매를 크게 늘리기 위해서라도 GA 조직의 확대는 시급한 문제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이 마무리되면서 대면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GA 조직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 GA 인수 작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이지만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들은 비자발적 가입 특성이 큰 상품들이다”며 “어쩔 수 없이 대면 영업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GA 조직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형 보험회사들과 중소형 GA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보험사들의 GA 인수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소형 GA들은 임대료 등 고정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고 대기업의 이름값이 필요한 때도 있다”며 “보험사와 GA 양쪽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