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현장 점검을 통해 배터리에 이어 양극재를 중심으로 하는 배터리 소재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18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17일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현장을 살펴봤다. LG화학 청주 공장은 양극재 생산의 핵심기지로 글로벌 생산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고 있다. 

청주공장에서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양극재는 올해 기준으로 약 7만 톤 규모로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70만 대에 들어가는 분량이다. 특히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4대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 등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구 회장은 이날 현장 점검에서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의 핵심경쟁력 기반이자 또다른 미래 성장동력이다”며 "선도적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이번 청주공장 방문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서 이뤄졌다고 LG는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청주공장을 현장점검한 배경에는 방미를 앞두고 미국에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사업을 더욱 키우기 위해 사업전략을 점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구 회장은 올해 4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구성하는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한다. 이를 통해 현지 배터리 사업 관련해 미국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에 32억 달러를 투입해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는 테네시주 역사상 외국기업이 벌인 시설투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2024년 테네시주 공장을 가동해 2027년까지 연간 12만 톤의 양극재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같은 규모는 전기차 약 12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용량이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을 앞세워 현재 중국을 제외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에서 2025년까지 277GWh(기가와트시)를 넘는 배터리 생산기지를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같은 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능력 목표 580GWh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이를 뒷받침할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LG화학을 통해 미국에서 생산해 현지 배터리 공급망을 단단히 갖추려는 것으로 읽힌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