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빅데이터 분석] 삼성전자 이긴 에코프로, 대박인가 과열인가

▲ 국내 주식 시장에서 2차 전지의 행보가 뜨겁다. 그냥 뜨거운 정도가 아니다. 사진은 2차전지 빅데이터 연관어.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식 시장에서 2차 전지의 행보가 뜨겁다. 그냥 뜨거운 정도가 아니다.

지난 몇 달 사이에 주식시장의 거래 현황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따져보면 2차 전지 이상으로 주목받는 주식이 없다.

한국 증시엔 2차 전지만 있고 에코프로만 있느냐는 비아냥거림마저 있을 정도다. 코스닥 시장에서 역대 거래 금액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6일 한국거래소가 2000년 1월 1일부터 4월 14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4월 10일 에코프로비엠 거래대금이 2조6천566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에코프로 하루 거래대금은 11일(2조4천764억 원)과 10일(2조4천361억 원)에도 2조 원을 넘었다. 에코프로 형제의 인기는 2017년 바이오주 열풍을 타고 급등한 바이오벤처 신라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올해 들어 증시를 보면 ‘에코 왕국’이나 ‘에코 제국’이 세워진 모습이다.

배터리 최종 생산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그리고 ‘삼성SDI’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극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 형제'가 더욱 각광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뜨거운 2차 전지에 대한 빅데이터의 반응과 평가는 어떨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를 통해 3월 17일부터 4월 16일까지 빅데이터 연관어를 분석해 보았다.

2차 전지 연관어는 ‘반도체’, ‘미국’, ‘주가’, ‘배터리’, ‘중국’, ‘에코’, ‘프로’, ‘전기차’, ‘코스닥’, ‘경제’, ‘미래’, ‘지수’, ‘정부’, ‘삼성전자’, ‘리튬’, ‘한국’ 등이 올라왔다.

관련 빅데이터 연관어를 정리해 보면 2차 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우리 산업과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양축이 되어 있다. 특히 최근의 양극재 바람을 타고 증시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받고 있는 ‘에코프로 형제’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일종의 ‘쏠림 현상’이다. 삼성전자도 연관어로 등장했다.

삼성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종목은 반도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시장 가치와 미래를 판단할 때 2차 전지 역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중국의 CATL이라는 세계 1위 업체와 승부도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대목이다.

2차 전지 산업이 이렇게 투자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가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상업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메모리 분야의 성장 포화도가 꽉 차버렸다면 2차 전지는 성장 여력이 훨씬 더 높게 평가된다.

둘째는 ‘투자 분야의 다양성’이다. 에코프로 형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양극재에 대한 부가가치다. 양극재 뿐만 아니라 2차 전지는 음극재, 분리막, 충전 인프라, 배터리 재활용 등 관련되는 산업 분야가 다양하다.

셋째 ‘정책 테마주 성격’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IRA법), 일본, 유럽 등 거의 모든 선도 국가에서 2차 전지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천문학적 규모로 진행된다. 아무리 주가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2차 전지 투자에 매력을 가지는 결정적 이유는 얼마든지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도체와 경쟁은 어떻게 될까.

반도체는 반도체대로 메모리 분야의 범위를 벗어나 비메모리 분야 즉 파운드리와 팹리스로 더욱 확대되어 나가겠지만 수급이나 단기적인 부가가치를 판단한다면 2차 전지가 더욱 비교우위를 차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빅데이터로 보아도 경쟁에서 2차 전지가 반도체를 앞서 간다.

빅데이터 썸트렌드 분석(4월 10~15일)에서 2차 전지의 감성 연관어는 ‘강세’, ‘기대’, ‘급등하다’, ‘긍정적’, ‘성장하다’, ‘도약하다’, ‘상승세잇다’, ‘호조’ 등의 대부분 긍정적 내용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 ‘부담’, ‘급락’, ‘과열되다’ 등 내용이 나오지만 부분적이다.

반도체는 연관어로 ‘경기침체’, ‘우려’, ‘부담’, ‘불안’, ‘침체’, ‘부담’의 부정적 내용이 올라왔고 긍정적인 내용으로 ‘기대’, ‘강세’, ‘긍정적’, ‘세계적’, ‘강화하다’, ‘성장하다’ 등으로 나타났다.
 
[배종찬 빅데이터 분석] 삼성전자 이긴 에코프로, 대박인가 과열인가

▲ 2차 전지는 긍부정 감성 비율이 긍정 63%, 부정 27%로 나왔고 반도체는 긍정 55%, 부정 41%로 나타났다.

2차 전지는 긍부정 감성 비율이 긍정 63%, 부정 27%로 나왔고 반도체는 긍정 55%, 부정 41%로 나타났다.

최종적인 투자는 개인의 판단이지만 빅데이터의 2차 전지에 대한 반응과 평가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잘 나가는’ 2차 전지에 더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미국과 일본 유학 그리고 홍콩 연수를 거친 후 주된 관심은 경제 현상과 국제 정치 환경 사이의 상관 관계성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데이터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매일경제TV, 서울경제TV, 이데일리 방송 및 각종 경제 관련 유튜브에서 빅데이터와 각종 조사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밀도 높고 예리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