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통업계가 간편결제 '페이' 서비스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를 운영하는 페이 사업부 매각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컬리는 컬리 페이를 내놓으며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신세계와 컬리 '페이' 서비스 두고 엇갈린 행보, 이커머스 간편결제 속사정

▲ 최근 컬리는 결제 편의를 극대화한 자체 간편결제 '컬리페이'를 론칭했다. 


17일 유통업계는 페이 사업을 두고 최근 기업간 행보가 엇갈리는 데는 기업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커머스 플랫폼만을 운영하는 곳과 오프라인 매장을 병행해 운영하는 곳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은 고객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 이탈이 시작된다. 자체 간편결제를 만들거나 모든 서비스들이 어떻게 해서든 이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느끼는 편의를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병행하는 곳과 이커머스 플랫폼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를 병행하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자체 페이를 운영할 때는 자신들 페이 사용 여부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며 "플랫폼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혜택을 선택하고 누릴 수 있다고 느끼도록 하면서 많이 자주 찾도록 만드는 게 자체 페이 운영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커머스 플랫폼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도 달라 범용성 확대, 사업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며 "플랫폼 간 범용성 확대가 아니라 플랫폼을 찾아오는 고객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롯데 등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을 둔 대기업과 달리, 쿠팡이나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은 페이 운영 목적 자체가 다르단 것이다. 

자체 페이 사용자 수가 많은 쿠팡과 쓱닷컴(카카오페이 가능), 옥션·지마켓, 이외 11번가 정도만 네이버페이를 쓸 수 없을 뿐 이외 이커머스 티몬·위메프·인터파크·마켓컬리만 보면 전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를 허용한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페이를 쓰지 않고 병행하는 네이버페이 등을 사용하면서 투자 비용 대비 효율이 나지 않더라도 자체 페이를통해 포인트 적립 등 플랫폼이 혜택이 많고 편리하다는 느낌을 주면서 찾고 이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비용 부담은 감수할 만하다고 본다. 

반면 현재 페이 사업부 매각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신세계 등은 전통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 비중이 더 크고 향후 자체 페이를 오프라인에서 활용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최근에 컬리페이를 론칭한 마켓컬리는 BC카드와 손잡고 'BC바로 컬리카드'까지 함께 내놨다. 카드까지 내놓은 것은 컬리페이에 등록하면 사용액 최대 12% 적립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게 핵심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최근 신세계그룹 쓱페이를 운영하는 쓱닷컴과 스마일페이를 운영하는 지마켓글로벌(지마켓·옥션 플랫폼) 페이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이유로는 쓱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실적 부진 등이 꼽힌다. 

올해 모기업 이마트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여겨지는 만큼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히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쓱닷컴과 지마켓글로벌 페이 사업부도 비효율 요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 SSG닷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 정도 성장했지만 이커머스 평균 성장률을 하회한 데다 지마켓글로벌 거래액은 전년 대비 역신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체 페이의 오프라인 확대 등을 지속하기엔 투자 비용 자체가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신세계그룹 관계자가 페이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성장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힌 것처럼 오프라인 근간의 신세계는 쓱페이·스마일페이 활용과 확대에서 한계에 부딪혔을 수 있다. 

유통업계만 보면 스마일페이와 쓱페이는 쿠팡 쿠페이(2400만 명)와 함께 온오프 유통 채널 자체 페이 중에서 사용자 수 2위(스마일페이 1600만 명)·3위(쓱페이 950만 명) 페이이지만 전체 시장 비중은 낮고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애플페이 공식 론칭 등으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점유율은 2022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42.4%), 네이버페이(24%), 삼성페이(24%), 금융사(26%) 비중이다. 진입해 있는 사업자만 50곳을 넘고 있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