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온시스템이 미국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며 전기차 부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 한앤컴퍼니는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2년 째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사장은 전기차 부품사업을 키워 기업가치를 높여야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13일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사장(사진)이 미국에서 전동화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
13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 전기차부품 공장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시행하면서 전기차 부품 원산지 규정이 더욱 강화돼 북미 현지에서 핵심부품 조달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포드 등 주요 고객사의 미국 전기차 신공장 증설에 맞춰 한온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미국 공장 착공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더구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서도 원산지 규정이 강화돼 핵심부품 조달을 비율 높이기 위한 현지 생산 능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온시스템은 현재 오하이오주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한온시스템도 미국에서 증설을 통해 전기차 부품 생산능력을 키울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의 냉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제품인 히트펌프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열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히트펌프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전기차에서는 배터리 온도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한 데다 전기차에 각종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강화되면서 중앙처리장치 등의 주요 부품의 온도도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또 냉난방 장치의 성능은 전기차 주행거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기차 히트펌프를 제조하는 곳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덴소와 한온시스템 등 극히 일부 업체에 국한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온시스템이 북미에서 히트펌프를 포함해 전기차 부품 생산능력을 늘리면 기업가치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더구나 한온시스템의 매각 작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인 만큼 성민석 사장으로서는 사업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온시스템은 2021년 6월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작업에 착수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 2022년 12월31일 기준 한온시스템 지분 50.50%를 보유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2021년 초반만 해도 1만9천 원대에 이르면서 최대주주 프리미엄을 고려한 한온시스템의 몸값이 최대 8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온시스템 주가가 9천 원대까지 하락하면서 반토막이 난 만큼 성 사장에게는 전기차 부품사업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조희승 하이투자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에 히트펌프는 필수”라며 “전기차 비중 확대와 함께 한온시스템의 시장 지배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세부사항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