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장 유희동 “한국 기온 상승폭 세계 평균의 3배, 2100년 되면 여름이 170일”

▲ 유희동 기상청장(사진)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가 2100년에는 절반가량이 여름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며 탄소배출 저감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데이터'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봤다. <기상청>

[비즈니스포스트] 유희동 기상청장이 2100년 한 해의 여름이 한 해의 절반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며 탄소배출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연평균기온 상승폭은 세계 평균의 3배에 이른다”며 “2100년쯤에는 우리나라는 여름이 170일로 대폭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지금부터 탄소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여야 의미있는 기온변화 억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청장에 따르면 191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연 평균기온은 10년에 0.2도씩 상승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10년에 0.07도와 비교해 3배에 육박한다.

최근 30년(1991~2020년)으로 범위를 좁혀도 세계 평균기온이 0.12도 오른 것과 비교해 한국 평균기온은 0.21도 올랐다.

유 청장은 지금과 동일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현재 97일가량인 여름 일수는 2100년 170일로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폭염 발생 빈도는 2일에 1번꼴로 나타나며 겨울 일수는 현재 107일에서 2100년 39일로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온상승을 막기 위한 탄소배출 저감에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한 예측이 중요하다고 봤다.

유 청장은 “불공정과 불감증으로 (기후변화 대응 영역이) 국민 개개인으로 넘어가기 매우 어렵고 이를 극복하려면 공공 부문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설 때 데이터를 통해 국민에게 정확하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책이 기후위기에 관한 사회적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인공지능 챗봇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데이터의 중요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유 청장이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필수적 데이터는?”이라고 질문하자 챗GPT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와 기후변화의 영향을 측정하는 기후 데이터”라고 답했다. 이어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기후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런 데이터는 기후 예측, 정책수립, 장기적 전략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상청의 역할과 정보 공유의 중요성도 짚었다.

유 청장은 “기상청은 법령에 명시된 '기후변화 감시·예측 총괄 및 지원 기관'으로서 충실히 데이터를 생산하고 대응과 적응 단계에서도 일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기후 데이터를 오픈API 등 공유된 정보를 누구나 분석 또는 가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해 모든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