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가 대체로 고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투자자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업가치가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실적발표 뒤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는 ‘어닝쇼크’ 리스크가 증시에 반영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 미국 증시 기술주가 고평가 국면을 지나고 있는 만큼 1분기 실적발표 시즌 뒤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
블룸버그는 10일 “최근 이어진 기술주 상승세는 쉽지 않은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게 될 것”이라며 “미국 증시 하락 가능성에 다수의 투자자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블룸버그가 367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약 60%의 응답자는 최근 기술주 상승세가 1분기 실적과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적 전망치와 같은 펀더멘털 개선이 기술주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끈 것이 아니라 단지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 등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을 나타낸 데 그친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 기술주는 연초부터 약 20%에 이르는 상승폭을 보였다.
기술주가 이처럼 고평가 상태에 놓였다는 것은 1분기 실적발표 시즌 뒤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돼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나타낼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기술주 주가 하락이 S&P500 지수를 전체적으로 끌어내리며 증시 약세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S&P500 지수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효과를 얻게 된 만큼 기술주 하락은 곧바로 그 반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S&P500 종목 평균치보다 훨씬 고평가된 상태”라며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자 비중은 14%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통화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앞으로 상장사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