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3-04-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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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동남아시장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현지 당국자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지원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로 동남아 지역이 대체 시장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서 회장이 취임 첫해부터 협회장으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뺀 티롱 캄보디아 재정경제부 차관과 간담회를 갖고 양국 간 금융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동남아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월30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부문에 힘을 실으며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장을 부사장에서 사장급으로 승진시켰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 법인은 현지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동남아 시장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5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여기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져 증권사들의 동남아 시장 사업 확대에 대한 정부 지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도 2월초 정영채 사장과 각 사업부 대표, 8개 지점 해외 법인장과 현지 사무소장 등이 참석한 대규모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해 올해를 글로벌 사업 확장 원년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특히 현지법인을 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동남아 시장 사업 확대에 열중하는 가운데 최근 서 회장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서 회장은 1월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취임한 뒤 줄곧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아시아 지역 진출을 독려하며 지원을 약속해 왔다. 취임 전에도 선거 공약으로 “회원사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취임 뒤 첫 조직개편에서 서 회장은 해외 사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업무부를 대외정책본부로 이관했다. 3월1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1차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는 10년 내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아시아 3위권 투자은행(IB)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3월17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국내 금융투자회사 9곳의 현지 법인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지 사업 환경 개선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에 베트남 증권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부활시켜 정례 간담회 등을 통해 현지 국내 증권사들을 돕는다.
후방 지원은 현지 방문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아시아 지역 당국자들과 연이어 만남을 갖고 있다.
서 회장은 3월27일 뺀 티롱 캄보디아 재정경제부 차관과 간담회를 갖고 양국 간 금융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달 4일엔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와도 금융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우선 현지 국내 증권사들의 애로사항을 종합해 우리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가 현지 당국과 조율하는 방안이 있다”며 “협회가 지닌 현지 네트워크와 주한 대사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지 국내 증권사들은 리테일 분야에선 성공적이나 기업공개(IPO) 및 채권 분야에선 기존에 진출한 글로벌 규모 증권사들에 밀리고 있다”며 “협회는 현지 국내 증권사들이 IPO와 채권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1962년 충남 논산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8년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했다.
1999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긴 뒤 미래에셋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사장,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금융투자협회 6대 회장을 맡고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