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은행 인도 노이다 지점 개설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점의 조기정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 행장이 2월8일 해외점포장들과 화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NH농협은행 > |
[비즈니스포스트] NH농협은행의 인도 노이다 지점 개설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그동안 해외 사업과 관련해 기반 조성과 네트워크 확충을 강조해 왔는데 인도 지점 개설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 행장은 네트워크 확충을 위한 물꼬를 튼 만큼 이를 토대로 기반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7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인도 노이다 지점은 5월에 영업을 시작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노이다 지점 개설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5월 안으로 문을 연다”고 말했다.
인도 노이다 지점 개설은 농협은행 인도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농협은행은 2017년부터 인도 진출 확대를 추진해 왔다. 농협은행은 서남아시아 시장 진출 거점으로 인도를 점찍고 2016년 인도 뉴델리에 사무소를 만든 뒤 수년 동안 노이다 지점을 개설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행장은 노이다 지점의 조기정착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수익성을 가장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해외지점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른 정착이 필수적이다.
농협은행이 3월 말에 발표한 ‘농협은행 현황’을 보면 이 행장은 올해 해외 사업 경영전략과 관련해 “글로벌 사업은 수익 기반의 내실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내실이 다져지지 않으면 지점 개설이 소용이 없다고 본다. 취임 뒤 해외점포장들과 화상회의에서 주문한 것도 사업기반과 네트워크 조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는 “안정적 해외사업기반 조성 및 지속적 글로벌 거점 네트워크 확충에 힘써 달라”며 “이를 통해 농협은행의 글로벌 사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의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행장이 해외사업과 관련해 기반과 같은 이른바 '기초체력'을 강조하는 데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농협은행의 해외 실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농협은행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2곳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캄보디아 법인은 최근 3년 동안 성장세를 보였으나 미얀마 법인은 코로나19와 내부 정세 등의 영향으로 자산과 순이익 규모가 오히려 2020년보다 줄었다.
농협은행의 첫 해외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76억 원, 당기순이익 23억 원으로 2021년보다 성장했다. 2021년에는 2020년 대비 자산은 39% 줄어든 165억 원, 적자전환해 당기순손실은 48억 원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캄보디아 법인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지난해 말 총 자산은 1279억 원, 당기순이익은 39억 원이었다. 이는 2021년보다는 각각 59%, 14.7% 성장한 것이고 2020년과 비교해도 늘어난 수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당시 코로나와 미얀마 내부적으로 쿠데타 이슈로 금융업 전체적으로 영업이익 감소와 연체율 상승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충당금을 쌓다 보니 자본금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인도 노이다 지점은 취임 뒤 농협은행이 처음 여는 해외지점이라는 점에서도 이 행장에게 의미가 크다. 이 행장의 해외사업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노이다 지점 개설은 농협은행의 오랜 목표였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3월 노이다 지점 개설 본인가가 아닌 예비인가가 났다는 소식에도 기대감을 표현한 적도 있다.
권준학 당시 농협은행장은 “인도는 약 13억 명의 소비시장을 지녀 발전가능성이 높은 서남아시아 중요 거점이다”며 “철저하게 준비해 올해 안으로 본인가를 얻고 현지 금융시장과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관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노이다는 NCR(뉴델리 수도광역권)로 불리는 인도 핵심 도시생활권 가운데 하나를 구성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NCR에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해외직접투자(FDI) 918억1200만 달러어치가 이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인도 전체에 이뤄진 FDI 가운데 약 20%에 해당한다.
노이다는 여러 국내기업들이 이미 발을 내딛은 곳이기도 하다. LG는 1997년에 노이다에 법인을 세우고 인도 진출을 본격화했고 삼성전자는 2018년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폰 공장을 이곳에 지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