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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북미에서 치열한 경쟁 직면, 권영수 신학철 '2인3각' 더 단단히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4-03 16: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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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그룹의 배터리사업이 미국 정부의 전기차 확대 기조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외형울 키우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미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역량이 북미 배터리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큰 만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북미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협력체계를 더 공고히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LG엔솔 북미에서 치열한 경쟁 직면, 권영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730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학철</a> '2인3각' 더 단단히
▲  LG그룹의 배터리사업이 미국정부의 전기차 확대 기조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외형울 키우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역량이 북미 배터리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큰 만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북미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협력체계를 더 공고히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3일 배터리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국내 2차전지 셀 제조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내놓은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세제혜택) 세부규칙에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배터리 광물을 40% 이상 조달하거나 △북미산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을 조달하면 보조금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각 조건을 충족하면 3750달러씩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최대 7500달러의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서 양극재와 음극재 등 핵심소재를 광물로 볼 것인지, 부품으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혔는데 광물로 분류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 양극재와 음극재 등 소재기업에게 직접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이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어놓은 상태인 만큼 추가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양극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다른 나라에서 조달했더라도 한국에서 제조하면서 부가된 가치가 50%가 넘는다면 보조금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다만 셀 제조사의 수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세부지침에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AMPC)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가 적용되면 미국 내에서 2차전지 셀을 제조하는 기업은 1kWh당 35달러(모듈은 45달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26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대로 생산능력이 늘어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수조 원 단위의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빠지면서 관련 세부 조건은 어떻게 규정할지, 혜택이 늘어날지, 줄어들지에 관한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번 세부지침에서도 중국 배제와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기존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취지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시장을 꾸준히 넓혀나가는 데 미국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거의 없다. 

북미 시장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으로 꼽힌다. 북미는 유럽과 중국과 비교해 전기차 보급률이 낮아 성장 잠재력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사이 거리가 멀어 픽업트럭과 SUV 등 다른 지역보다 큰 차체의 차량 선호도가 높다. 유럽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전기차 1대에 쓰이는 배터리 용량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2차전지 셀 제조사가 차량 1대 판매에서 얻는 매출이나 이익 수준도 더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로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천억 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배터리 공장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도 북미 시장의 성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이번 애리조나 독자 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및 ESS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한 글로벌 생산 역량과 독보적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2차전지 밸류체인의 공급망 경쟁력은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공급망 경쟁력은 그 자체로도 가격 경쟁력과 핵심 소재의 안정적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인플레이션감축법 아래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는 향후 ‘외국 우려 단체’를 거치는 사례에 인플레이션감축법 혜택을 배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관련 사항이 적용된다. 

이번 세부지침에서 외국 우려 단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통제에 놓인 광물·제련 기업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2차전지 기업들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더 촘촘하게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일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LG그룹은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2차전지 소재사업을 하는 LG화학을 통한 2차전지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첨단소재부문을 통해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 양극재에 상당 부분 집중돼 있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다른 핵심소재인 분리막과 CNT는 물론 원재료 확보 등으로도 사업을 넓히며 2차전지 밸류체인을 내재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엔솔 북미에서 치열한 경쟁 직면, 권영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730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학철</a> '2인3각' 더 단단히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신학철 부회장은 2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원자재 확보를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미래를 위한 충분한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광산 회사가 되지는 않겠지만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트리튬과 20만 톤 규모의 리튬정광 공급계약을 맺는 등 원재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리튬정광  20만 톤은 리튬 3만 톤가량을 추출할 수 있는 양으로 이는 고성능 전기자동차 50만 대에 들어가는 규모다.

양극재에 쓰이는 핵심소재인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광물을 결합해 제조하는데 양극재 재료비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LG화학은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와 지난해 6월 한국전구체를 합작 설립했다. 합작 공장은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 목표치는 당초 2만 톤이었는데 5만 톤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시장 확대와는 별도로 점유율 싸움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먼저 일본은 미국과 핵심광물협정을 맺으며 인플레이션감축법상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것과 동일한 지위를 얻게 됐다. 일본 2차전지 셀 제조사인 파나소닉은 지난해 북미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은 20% 정도로 추산된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내 생산능력을 급속히 키울 계획을 마련했지만 일본과 동등한 조건 아래서 경쟁을 치르게 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감축법 세부지침에서 중국 CATL과 미국 포드, 테슬라의 기술 제휴 등에 관한 구체적 규제를 담고 있지 않은 만큼 중국 셀 제조사들이 우회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CATL의 연이은 고성장세가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중국 제외)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를 축소시킨다는 취지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됐지만 중국 업체들의 합작 투자와 같은 우회 방식 등이 국내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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