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73억 원 vs 5640만 원.’

28일 공개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와 일반 직원들의 지난해 연봉이다.
 
[기자의눈] 주가는 1/5 연봉은 45배, 위메이드 장현국 향한 불편한 시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지난해 173억 원을 수령해 게임업계 연봉 1위에 올랐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시선은 불편하기만 하다.


장 대표는 2022년에 무려 172억92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하며 게임업계에서 연봉 1위에 올랐다. 2014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장 대표가 수령한 173억 원가량의 연봉은 지난해 게임업계 2위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123억8100만 원)보다 50억 원 정도 많은 수준이다.

대표가 게임업계 ‘연봉킹’ 자리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회사가 잘 나간다는 반증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위메이드 주주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일 듯하다. 

위메이드가 지난해 많은 논란을 겪으며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영업적자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 대표의 지난해 보수는 2021년보다 2.5배가량 증가했다. 3억8100만 원을 수령한 2020년과 비교하면 무려 45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반면 위메이드보다 매출 규모가 몇 배나 클 뿐만 아니라 수천억 원의 흑자를 거둔 크래프톤이나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들은 지난해 20억 원 미만을 받으며 2021년보다 보수 총액이 줄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지난해 123억8100만 원을 수령해 2021년보다 금액이 늘어났지만 엔씨소프트의 2022년 매출은 2조5717억 원으로 위메이드의 5배가 넘는다. 영업이익도 5590억 원을 냈다.

그렇다면 장 대표의 연봉이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45배나 오를 동안 위메이드 직원들 처우는 얼마나 개선됐을까?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을 모두 제외한 위메이드 일반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5640만 원으로 2020년 4462만 원에서 26.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위메이드와 자산 및 매출 규모가 비슷한 게임회사인 펄어비스를 보면 지난해 허진영 대표이사는 3억4천만 원 미만을 수령했고 일반 직원들 평균급여는 9633만 원이다.

물론 장 대표 입장에서는 정당하게 받은 보수로 비판 받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다.

위메이드는 장 대표에게 지급한 상여 81억 원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대한 성공적 투자 결과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2018년 50억 원을 투자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주식 6만주(8.30%)를 취득했다. 그리고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2021년 6월 MMORPG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뒀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6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2.99%를 1187억 원에 매각해 천억 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고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지분 4.23%에 대한 장부가격은 1427억 원에 이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 무기한 연기했는데 추후 상장에 성공한다면 보유 지분에 대한 가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의 결단으로 투자한 50억 원이 수천억 원이 돼 돌아오는 만큼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다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장 대표가 2021년에도 라이온하트스튜디오 투자에 대한 공로로 상여 31억78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장 대표의 지난해 연봉 가운데 81억 원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번 것이다. 스톡옵션은 임직원에게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높은 경영성과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공된다.

장 대표는 지난해 초 기준 2017년부터 부여된 스톡옵션 44만7007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22만3504주를 작년 7월에 행사했다.

장 대표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는 주주총회를 통과한 사안인 만큼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장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매입한 위메이드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위메이드 주가가 2021년 말과 비교해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주주들 입장에선 스톡옵션 행사 시점과 관련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위메이드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상승한 뒤 행사했다면 박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장 대표는 작년 4월부터 매월 받는 급여 전부를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위믹스 매입에 사용해오고 있다.

올해 3월에도 급여 5240만 원으로 위믹스 2만7638개를 사들이며 위믹스 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 대표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위믹스 매입에 투자한 급여는 7억1513만 원이다.

위메이드 주주들과 위믹스 투자자들은 장 대표의 이런 행보에 응원을 해왔지만 장 대표의 지난해 연봉이 공개되자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네이버 주식 게시판 위메이드 종목 토론방에서 한 주주는 이렇게 썼다. 

장현국 173억 쪽 팔리지도 않나. 매달 받는 껌값 같은 월급으로 위믹스 사는 거구만.”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