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선진국들보다 반등이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미국 SVB 파산 사태가 산업 전반에 번지는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코스피 최대 낙폭은 12%로 예상된다”며 “지지부진하는 신흥국증시 특성을 보면 단기간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 "코스피 최대 12% 하락 전망,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악영향"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증시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선진국들보다 반등이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서울 하나은행 중구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국내증시는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용 위험이 높아질 때 민감히 반응해 왔다. 과거 흐름을 보면 미국 SVB 파산에서 비롯한 금융권 불확실성도 코스피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코스피는 과거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신용 스프레드가 모두 올랐던 구간에서 약세였다”며 “미국 SVB가 파산한 9일부터 미국과 유럽의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주식시장 투자심리를 제한하는 요인이다”고 바라봤다.

코스피는 이에 따라 최대 12%까지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은행 유동성 위기를 단정할 수 없지만 금융 분야 조정에 그친다면 통계적으로는 최대 6%까지 내릴 수 있다”며 “금융권의 위기가 다른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등 최악의 상황만 아니라면 과거 하락장에서 코스피는 11~12%까지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흥국증시에 속하는 국내 증시는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1990년 뒤 미국 금융 부문 변동성이 40% 이상 나타날 정도로 심화했던 것은 모두 18번 있었다. 그때마다 하락장이 전세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대략 14거래일 전부터 시작됐다. 

다만 반등속도는 시장별로 달라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과 유럽 미국 증시는 10~15거래일 이내 바닥 확인하고 흐름을 바꿨다. 신흥국 증시는 50~60거래일동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 연구원은 “변동성이 심화한 뒤 오랜 시간 동안 지지부진한 신흥국 증시의 성격은 코스피 반등을 늦추는 요인이다”며 “코스피는 추세 측면에서 반등 흐름을 확인하기까지 40~50거래일이 걸려 빠른 시간 안에 탄력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