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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최태원 글로벌 동분서주, SK 지정학적 도전 해결책 고심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3-27 16: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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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SK그룹이 직면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할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른 경제적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 있는 만큼 미·중 양대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 실리를 챙기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글로벌 동분서주, SK 지정학적 도전 해결책 고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SK그룹이 직면한 지정학적 도전에 대응할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28~31일 나흘 동안 중국 하이난 보아오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는 데 이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지역경제 포럼으로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린다. 

올해는 ‘불확실한 세계: 도전 속 발전을 위한 연대와 협력(An Uncertain World: Solidarity and Cooperation for Development amid Challenges)’이라는 주제 아래 ‘개발과 포용’, ‘효율과 안보’, ‘지역과 글로벌’, ‘현재와 미래’ 등 4가지 의제를 깊이 있게 토의한다는 계획이 짜여 있다.

리창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정계 최고위급 인사들뿐 아니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 각국 정상급 인사들도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보아오포럼은 최태원 회장과 인연이 깊은 행사다. 최 회장은 거의 매년 꾸준히 이 포럼에 참석해 왔고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보아오포럼 상임이사로 활동한 전력도 있다. 

최 회장이 포럼에 불참한 것은 2017년 국정농단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았을 때와 코로나19로 행사가 아예 취소된 2020년뿐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올해 보아오포럼에서 평소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말 발표되는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무엇보다 올해는 미·중 갈등 상황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최대한 실리를 챙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중국 내 핵심 인물들을 만나는 데 이전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그룹이 미·중 갈등과 관련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지원법을 통한 중국 투자 제한조치다. 

미국 상무부는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내놨는데 이 규정에 따라 SK그룹의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SK하이닉스는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40%, 낸드플래시의 20%를 각각 중국 우시 공장과 다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측의 규정에 따라 투자가 제한되면 중국 공장에서는 첨단공정으로 전환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반도체뿐 아니라 점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서도 비슷한 압력이 더해질 수 있다. 

SK그룹의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은 중국 창저우, 후이저우, 옌청 등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중국 생산능력은 연산 44.5GWh로 파악되는데 향후 옌청 2공장이 가동되는 2024년에는 생산능력이 77.5GWh로 더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151.0GWh)보다는 낮지만 유럽(47.5GWh, 튀르키예 공장 무산 반영)보다는 높은 생산량이다.

더구나 중국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와 소재 공급망에서 영향력이 매우 높은 만큼 향후 미·중 갈등의 경제적 여파가 반도체에서 배터리로 본격적으로 번져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밖에 SK그룹은 중국 석유기업 시노텍과 합작해 중한석화를 설립하는 등 석유, 화학 분야에서도 중국 내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칼자루를 쥔 것은 미국 정부이지만 SK그룹은 중국 쪽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최 회장으로서는 중국 정부로부터 모종의 양해를 구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반도체 동맹에 참여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와 비교해 미·중 사이 무게중심을 점차 미국 쪽으로 옮겨가는 외교 기조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국가 주석체제의 3기 출범 직후인 만큼 새로 떠오른 지도부 인물과 안면을 트고 기존부터 인연을 맺고 있던 사람들과는 더 친분을 돈독히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에 최 회장은 SK그룹의 중국 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협조가 필요한 정재계 인사들도 두루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도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만큼 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민간 외교 활동을 담당해 왔다. 

윤 대통령의 방미 때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각종 규제가 정상들의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 회장도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2022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지금과 같이 거대한 지정학적 도전을 맞이한 때일수록 한국, 미국, 일본이 동북아시아와 그 너머의 평화, 상생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한·미·일 삼각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같은 해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는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시장을 갑자기 버리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디커플링이 발생하는 곳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국 시장이 여전히 한국 기업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중 사이 균형을 현명하게 맞춰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글로벌 인맥이 두텁고 국제적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글로벌 무대를 통해 네트워크 역량을 한껏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디커플링과 지정학적 위기는 최 회장이 수 년 전부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 왔던 사안”이라며 “SK그룹뿐 아니라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지속적으로 관심 있게 보면서 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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