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가 우리금융 통합플랫폼을 활용한 자동차할부금융 영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금융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4대 금융지주 캐피탈사 가운데 출범이 가장 늦고 순이익 규모도 가장 작은데 조 내정자 임기 동안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가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은 현재 4대 금융지주 캐피탈 계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실적을 내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833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30% 이상 늘었지만 3위인 KB캐피탈의 2207억 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른 경쟁 금융지주 캐피탈사인 신한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각각 순이익 3033억 원과 2983억 원을 냈다.
다만 우리금융캐피탈이 순이익을 빠르게 늘린 만큼 조 내정자 임기 내 4대 금융 3위 등극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20년만 해도 순이익 590억 원을 올렸다. 최근 2년 사이 순이익이 3배 이상 늘었다.
24일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오르는 조 내정자의 역할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조 내정자는 관악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강북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상무,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내정됐다.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에서 준법감시인으로 일한 경험과 경영기획그룹에서 집행부행장을 맡는 등 조직개혁과 영업강화 부문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내정자는 실적향상을 위한 내부 인사를 하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조 내정자 등과 관련한 계열사 대표 인사를 실시하며 “내정자들이 대표에 취임하면 영업 강화와 조직 개혁을 위한 내부 인사를 마무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대표 취임 이후 자동차금융 확대를 위해 전기차 상품을 강화하고 기업금융 확대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업계에서는 앞으로 10년 이상 전기차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캐피탈업계에서도 전기차 관련 할부상품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기차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것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전기차시장을 계속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자동차할부금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 디지털플랫폼인 ‘우리WON카’를 바탕으로 한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WON카는 우리금융캐피탈을 중심으로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이 함께 만든 통합 디지털플랫폼을 말한다.
향후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WON카를 통해 장기렌터카, 개인금융, 기업금융 등의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내놓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 내정자는 자동차금융 외에 사업다각화를 위한 기업금융 확대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캐피탈은 금리 상승으로 할부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지속해서 기업금융 비중을 늘리기 위해 힘써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대출자산을 보면 자동차금융이 4조2680억 원, 기업금융이 3조1280억 원을 차지했다. 2021년보다 자동차금융은 10%, 기업금융은 31% 증가했다.
기업금융이 자동차금융보다 3배 이상 빨리 성장한 것인데 이에 따라 기업금융은 우리금융캐피탈 전체 대출자산의 약 43%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우리금융캐피탈은 1994년 설립돼 국내 4대 금융지주 캐피탈사 가운데 후발주자로 여겨진다. 신한캐피탈은 1991년 출범했고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1980년대 세워졌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13년만 해도 국내 2위 캐피탈사까지 올랐지만 그 뒤 부침을 겪으며 실적이 하락세를 탔다. 다만 2021년 8월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뒤 다시 상승세를 타며 지난해 최고 실적을 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