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조의 구조조정 반대 움직임에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권 사장은 노조 파업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밀어붙였다.
노사가 모두 파업과 인력감축이라는 강수를 던지면서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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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19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후 3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했다.
이날 부분파업은 현대자동차 노조와 공동으로 이뤄진 것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공동파업은 23년 만이다.
이날 파업은 지원지단(분과)에 국한한 것이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과 22일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파업을 계획하고 있어 파업 수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갑 사장은 노조의 반발에도 구조조정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8일부터 사무직 대리 이하, 생산직 기원 이하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15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리급 이하 희망퇴직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6월 5개 조선계열사에서 2천 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여기에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졌으나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회사의 희망퇴직 진행 통보에 대해 “회사가 파업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현실화한 것”이라며 “추진 일정이 통보하러 온 날부터 시작해 불통경영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설비부문 자회사 전직 계획도 희망퇴직과 함께 통보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670명, 해양부문에서 19명, 건설장비부문에서 33명 등 722명에 대해 자회사 전직 동의서를 18일부터 받기로 했다.
노조는 “사람 자르고 하청화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며 “회사가 저지르는 모든 행위는 합법으로 진행하는 쟁의행위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회사로 전직되는 대상 가운데 노조 조합원은 612명으로 85%를 차지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노사는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여느 때보다 많이 만났으나 구조조정 이슈에 발목이 잡혀 협상에 진전이 없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8일 20차 임단협 교섭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19차 교섭까지 양쪽은 조항심의를 끝냈으나 20차 교섭에서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노조는 기본급 5.1%, 성과급 25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쪽은 별도의 임금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현대중공업은 7월27일 12차 교섭에서 첫 제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올해는 구조조정과 파업이 일찍 시작하면서 회사 쪽에서 협상안을 조기에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