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 건설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테슬라 수주가 관건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내 잠재 고객사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채용 여부가 공장 건설 속도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요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지역언론 이스트밸리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 건설에 여전히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약 1년 전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28억 달러(약 3조6천억 원)를 들여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위해 필요한 공사 등 절차는 현재까지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공장 건설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애리조나 공장에 관련해 언급하며 테슬라를 비롯한 고객사와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공급을 두고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트밸리트리뷴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북미법인도 최근 투자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확실한 태도를 보이며 건설 비용으로 최소 5천만 달러(약 651억 원)를 들이겠다고 현지 당국에 전했다.
하지만 이런 언급이 나온 이후에도 공장 건설 절차에 속도가 붙는 등 특별한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스트밸리트리뷴은 LG에너지솔루션이 공장 건설 및 완공 시기와 관련해 뚜렷한 목표 시점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배터리공장 프로젝트 진행 여부가 불확실한 이유는 결국 해당 공장에서 충분한 고객사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리조나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각형이나 파우치형 등 다른 형태의 배터리와 비교해 전기차에 잘 쓰이지 않는다.
다만 테슬라와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가 미국 내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대형 고객사로 주목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을 늦추는 이유는 결국 해당 고객사들과 공급 논의가 아직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스트밸리트리뷴은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확정짓는다면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는 테슬라가 직접 생산한 배터리나 일본 파나소닉의 물량을 활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주에 건설하는 공장은 미국 내에 처음으로 짓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설비다. 이는 자연히 테슬라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염두를 둔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물량 공급이 확정되면 지난해 여름부터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였던 공장 건설 작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공산이 크다.
이스트밸리트리뷴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당국을 통해 애리조나주 투자 기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