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중국을 향한 반도체 수출통제 수준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하는 외신기사가 나왔다. 사진은 미국과 중국 국기를 반도체 위에 올려둔 합성사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할 새로운 제재안을 만들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기존 제재안 대응으로 28나노(㎚·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을 확대하던 중국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각) 전자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미국이 40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장비까지 중국에 수출을 통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반도체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제재안이 통과되면 미국 반도체장비업체인 랩리서치와 KLA 등은 중국으로 40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시 미국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40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통제를 검토하기 시작한 이유는 중국이 미국 제재 대응방안으로 선택했던 28나노 이상 레거시(구형) 공정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숫자가 작을수록 첨단기술이 들어가는 초미세공정임을 뜻한다. 기존 미국 제재안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14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장비를 대상으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7월 말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에 14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은 일본과 네덜란드와 같은 동맹국에게도 중국으로 반도체 생산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
세계 1위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가 이에 화답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제한을 최근 공식화했다.
중국정부 및 반도체업체는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에 맞서 28나노 이상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방침으로 대응해왔다.
제재 대상인 14나노 이하 초미세 반도체 대신 중하위 기술역량을 키워 관련 수요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제재 때문에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타격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핵심 장비와 소프트웨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계획을 연기하는 등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기업 SMIC는 지난 2월 “베이징에 신규 건설한 생산라인이 장비 조달 어려움을 겪는다”며 “반도체 양산시기는 애초 예상했던 것 보다 1~2분기 지연될 예정이다”라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미국 정부가 40나노와 그 이하 공정까지 수출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은 10년 전으로 후퇴할 수도 있다고 톰스하드웨어는 분석했다.
다만 톰스하드웨어는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 또한 중국으로 수출이 어려워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