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 매출과 시장 점유율. <트렌드포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파운드리업황이 올해 1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에서 고객사 이탈을 경험한 만큼 올해도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335억3천만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4.7% 감소했다.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의 전분기 대비 분기 매출 하락한 것은 13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들이 공급망의 하위에 있기 때문에 전방 고객사인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2분기부터 재고 조정에 나선 것과 달리 업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들은 장기 계약을 취하고 있어 조달수량을 수정하는 데도 시간이 더 걸린다.
다만 일부 하위권 파운드리들은 고개 요구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파운드리 가운데 8인치 웨이퍼를 담당하는 곳들의 생산가동률 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파운드리들은 지난해 4분기까지는 가동률 하락세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트렌드포스는 계절성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탓에 올해 1분기에 상위 10개 파운드리의 매출이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파운드리 현황을 살펴보면 선두인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99억6200만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1.0% 줄었다. 성수기 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했고 고객사들이 재고조정을 진행한 탓이다.
다만 TSMC의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58.5%로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56.1%)보다 2.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하위권 파운드리(티어2, 티어3)에 타격이 더 집중돼 경쟁사의 실적 부진이 TSMC의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TSMC는 5·4나노 공정 매출이 상승하며 7·6나노 공정의 매출이 감소를 상쇄한 것으로 조사됐다. TSMC의 전체 매출에서 7나노 이하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사업에서 53억9100만 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3.5% 줄어든 것이다.
시장 점유율은 15.8%로 전분기(15.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트렌드포스는 “퀄컴과 엔비디아가 주력 하드웨어 제품에 탑재되는 반도체에 대한 주문을 다른 파운드리로 재할당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만드는 7나노 이하 공정 제품의 수요가 상당 부분 이탈했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수요 상실 부분을 보충할 새로운 고객사를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가동률은 올해에도 60% 안팎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서 올해 플러스 성장세를 달성할 동력이 부족하다”고 바라봤다.
3위 UMC는 지난해 4분기 생산 가동률과 웨이퍼 출하량이 모두 감소해 매출이 21억6500만 달러로 낮아졌다. 전분기보다 12.7% 감소한 것이다.
4위 글로벌파운드리는 평균판매가격(ASP)과 제품 배합 최적화, 웨이퍼 외 사업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1.3% 늘어난 21억1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상위 10위권 파운드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이밖에 SMIC, 화홍그룹, PSMC, 타워, VIS 등 파운드리가 각각 5, 6, 8, 9위에 올랐다.
DB하이텍은 2022년 4분기 10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기 10위였던 넥스칩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DB하이텍이 이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다만 DB하이텍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분기(3억3400만 달러)보다 12.4% 줄어든 2억92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시장 침체에 따라 생산 가동률도 80~8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