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파트2’ 흥행몰이 시작, 스튜디오드래곤 올해 실적에 날개 달까

▲ '더 글로리 파트2'가 12일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비즈니스포스트]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가 10일 오후 공개됐다. 큰 흥행이 예상됨에 따라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12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을 보면 더 글로리 파트2는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이 드라마를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영업 실적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더 글로리 파트1은 지난해 실적에 포함됐지만 파트2는 올해 1분기 실적에 들어갈 것으로 예정됐다”고 말했다.

앞서 스튜디오드래곤은 2022년 매출 6979억 원, 영업이익 652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2021년보다 매출은 43.3%, 영업이익은 24.0% 늘었다. 순이익은 505억 원으로 2021년보다 29.5% 증가했다.
 
‘더 글로리 파트2’ 흥행몰이 시작, 스튜디오드래곤 올해 실적에 날개 달까

▲ 스튜디오드래곤은 2022년 매출 6979억 원, 영업이익 652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시작으로 MBC ‘빅마우스’, tvN ‘슈룹’, ‘더 글로리 파트1’등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들이 연이어 인기를 얻으면서 실적도 함께 뛰어오른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재 김영규 대표이사와 김제현 대표이사가 2인 공동대표 체제로 이끌고 있다. 김영규 대표는 2020년부터, 김제현 대표는 지난해부터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장이 됐다.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지만 두 대표이사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올해 더 큰 성장을 벼르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1월14일부터 3월5일까지 방영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흥행으로 올해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첫방송은 4%대의 시청률로 저조한 편이었지만 마지막 16화에서는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2023년 방영된 주중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다른 기대작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tvN ‘구미호뎐1938’, ‘아라문의 검:아스달 연대기’(아스달 연대기2), ‘경이로운 소문2’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도적:칼의 소리’, ‘이두나!’, ‘스위트홈 시즌2’, ‘경성크리처’ 등이 흥행몰이를 위해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드라마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제작사 가운데 처음으로 ‘미드’(미국 드라마) 직접 제작에 도전한다.

이제껏 국내 제작사들은 국내 드라마 또는 그 리메이크 권리를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손잡고 직접 미국 드라마를 제작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 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애플TV+ ‘더 빅 도어 프라이즈’를 제작해 오는 3월29일 공개한다. 이 작품에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총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 글로리 파트2’ 흥행몰이 시작, 스튜디오드래곤 올해 실적에 날개 달까

▲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제작사 처음으로 ‘미국 드라마’ 직접 제작한다. 3월29일 공개될 애플TV+ ‘더 빅 도어 프라이즈’의 한 장면. <애플TV+>


이 부회장은 영화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에서도 책임프로듀서에 이름을 올린바 있다. 두 영화 모두 작품성에 있어 호평을 받았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비상을 도울 또 하나의 날개는 넷플릭스와 맺게 된 재계약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넷플릭스는 원래 3년짜리 공급계약을 맺고 있었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재계약을 논의해왔고 올해 초 재계약을 완료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기간이나 세부조건을 밝힐 수는 없지만 기존 계약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마무리지었다”며 “새로운 계약 조건은 올해부터 적용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의 역대 최대실적이 주가로 곧바로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주식은 지난해 11월30일 7만2500원에 거래됐다. 이후 한 달 동안 주가가 약 19% 급등하며 12월29일 8만6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후 2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갔고 3월부터는 반등에 성공해 지난 10일 8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더 글로리 파트2의 인기가 스튜디오드래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품 제작 편수가 연간 5개 미만인 중소형 제작사는 작품의 흥행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연간 작품 수가 30편을 넘어가는 대형 제작사는 한 작품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더 글로리 파트1이 크게 성공한 만큼 파트2에 대한 대기 수요가 높을 것이다”며 “한동안 모멘텀이 없었던 스튜디오드래곤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