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지난해 실적 악화에 따라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시각도 있지만 신사업 및 게임 신작 등에 대한 기대로 대부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사(사진)는 게임 사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기 위해 투자·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 연임 가능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 위메이드, 크래프톤, 데브시스터즈 등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사가 23일로 가장 먼저 임기 만료되고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이사는 25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는 28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는 29일이다.
이들은 3월에 열리는 각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우선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사는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컴투스는 송 대표 취임 이후 게임·미디어 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IP기업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대표는 게임 사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기 위해 투자·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 연임이 유력해 보인다.
그동안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과 SM엔터테인먼트에 투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컴투스의 미디어 콘텐츠 분야 계열사인 위지웍스튜디오 산하의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이 제작 및 투자한 드라마다.
SM엔터테인먼트 투자도 비슷하다. 컴투스는 지난해 10월 미디어 콘텐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취득했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서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SM 주가가 크게 상승해 평가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향후 인수 주체와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타버스 사업도 기대를 모은다. 컴투스의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가 전개하는 메타버스 월드 '컴투버스'는 현실 속의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를 총망라하는 공간이다. 컴투스는 올해부터 수익화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게다가 송병준 의장이 2000년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를 창업한 이후 '형제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송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송 대표는 송병준 의장의 동생이다.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가 암호화폐 '위믹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할 인물을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가 수년 전부터 암호화폐 '위믹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할 인물을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2014년 취임 이후 '미르' 지식재산(IP) 신작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 등을 앞세워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중국 게임사와의 게임 지식재산(IP)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말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위믹스'의 거래가 종료되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최근 코인원이 위믹스 거래지원을 재개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위믹스는 클래이튼 기반으로 개발된 위메이드의 암호화폐다. 이 암호화폐는 P2E게임(돈 버는 게임)의 생태계를 하나로 잇는다는 목표 아래 개발됐다.
이런 점에서 장 대표에 대한 내부 신임이 두텁고 블록체인 사업을 인정받은 만큼 재신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안팎의 중론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분위기다.
김 대표는 2015년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 CTO 겸 개발 프로듀서로 근무하며 배틀로얄 게임 장르의 세계적 흥행을 이끈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켜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라 불린다.
2017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300만 명이 넘는 스팀 역사상 최다동접자 기록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배틀로얄 게임 시대를 열었다.
다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우려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크래프톤은 신작 액션 서바이벌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기대와 달리 부진하고 올해에는 출시를 앞둔 대형 신작 마저 없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사진)는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분위기다.
이에 김 대표는 올해 퍼블리싱 및 제작 역량 강화, 딥러닝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의 실익보다는 퍼블리싱 및 제작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고 사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의 김종흔 공동대표이사 임기도 25일 종료된다.
데브시스터즈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김종흔 공동대표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2011년 데브시스터즈에 합류해 이지훈 창업자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 시리즈 출시로 성공 가도를 달렸던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데드사이드클럽' 출시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밖에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이사는 6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리니지2', '테라', '히트' 등 히트작을 대거 배출한 스타 개발자다.
2013년 박 대표가 설립한 넷게임즈는 2018년 넥슨그룹으로 편입됐다. 박 대표는 지난해 넷게임즈와 넥슨지티 합병으로 탄생한 '넥슨게임즈' 대표를 맡아 합병 법인을 이끌고 있다.
박 대표의 연임 여부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간판급 게임을 잇따라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엔씨소프트, 컴투스, 네오위즈 등은 모바일 게임부터 PC-콘솔, 트리플A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기대작 '쓰론앤리버티(TL)'을 올해 상반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미국 아마존게임즈와 신작 PC-콘솔용 TL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아마존게임즈는 TL의 북미·남미·유럽 및 일본 등의 서비스를 맡는다. 엔씨소프트는 TL의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퍼블리셔와 손을 잡은 것이다.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로 글로벌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시장을 석권했던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크로니클'의 글로벌 서비스를 9일 시작했다.
서머너즈 워:크로니클은 '서머너즈워' 지식재산(IP)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지난해 8월 한국과 11월 북미에 순차적으로 출시해 흥행한 바 있다.
컴투스는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170여 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올해 2월 초 열린 '타이페이 게임쇼 2023'을 비롯해 각국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흥행에 시동을 건 상태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게임스컴' 3관왕에 오른 소울라이크 게임 'P의 거짓'을 8월 콘솔과 PC를 통해 출시한다. P의 거짓은 한국 소울 라이크 게임 중에서 처음 세계적 관심을 받아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잔혹극으로 각색한 이 게임은 라운드8스튜디오에서 100여 명 규모 개발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기 조합 등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3월부터 성장 엔진이 재가동된다.
기존 게임의 주요 업데이트는 물론 기대작 '아키에이지 워'가 출격한다. 아키에이지 워는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속도감 있는 전투, 대규모 전쟁 콘텐츠 등을 무기로 삼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아키에이지 워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바라본다. 원작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인지도가 높고 뛰어난 작품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병욱 유통바이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