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1조6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에도 고부가가치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를 통한 실적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에 매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반등이 이뤄지면 이런 김 부회장의 전략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적자에도 실적 반등 기대 커, 김동관 한화 조선업 큰 그림

▲ 대우조선해양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봤음에도 LNG운반선 건조를 통해 실적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그룹의 방산 및 조선사업을 확장하려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의 전략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도 질 좋은 일감으로 수주잔고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원으로서 LNG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LNG 관련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핵심 먹거리인 LNG운반선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최종 투자결정이 예상되는 미국 내 신규 LNG프로젝트는 모두 4개”라며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필요한 LNG운반선만 98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38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하며 국내 대형 조선사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 발주되는 LNG운반선도 지속해서 수주할만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LNG운반선은 대우조선해양 실적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핵심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남아있는 선박 수주쟌량 113척 가운데 절반이 넘는 62척을 LNG운반선으로 채우고 있다.

이는 2021년 영업손실 1조7547억 원에 이어 지난해 영업손실 1조6136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이후 수익성 확보를 놓고 ‘낙관적’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는 주된 근거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 이전 저가수주 물량을 대부분 털어내고 이후 높은 선가에 수주한 LNG운반선을 토대로 실적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2천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일 대우조선해양 실적 분석리포트를 낸 증권사 7곳 가운데 4곳은 대우조선해양 목표주가를 최대 3만 원까지 높여 잡기도 했다. 전날 대우조선해양 주식는 2만4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반등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그룹 사업 전략을 세우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방산 부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육·해·공·우주에 이르는 방산사업 역량을 갖추겠다는 계산이다.

애초 2021~2022년 2년 연속 영업손실이 유력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291%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한화그룹을 향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우선 한화그룹이 2조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때문에 인수 뒤에는 부채비율이 40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실적 반등이 본격화한다면 추가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 직영 인력 기본급 인상, 외주 제작 단가 인상분 등 건조예정원가 증가분 3650억 원을 미리 반영하며 빠른 실적 반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방산 분야뿐 아니라 조선업 자체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박용 엔진기업 HSD엔진 인수를 꼽을 수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임팩트는 2월16일 HSD엔진 지분 33% 인수를 위한 계약(MOU)을 맺고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4월 본계약 체결 뒤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올해 3분기 안으로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대형 선박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HSD엔진은 현대중공업에 이어 세계 2위의 엔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까지 품에 안아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모두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HSD엔진의 2021년 매출 기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고객사인 점을 고려하면 수직계열화 효과가 더욱 빠르게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HSD엔진 인수를 놓고 “납기, 가격 측면에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선박 유지보수 역량도 강화돼 글로벌 조선 시장의 변동성 위험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새 이름으로 ‘한화오션’을 고려하며 대우조선해양 성장을 위한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기존에 새 이름으로 검토하던 ‘한화조선해양’과 다르게 ‘조선’을 빼는 것은 LNG,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그룹의 에너지사업 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해양운송 및 에너지 생산설비 분야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또 한화그룹은 미국 내 조선소 인수를 검토하며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글로벌 사업 역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과 인수를 위한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맺은 뒤 올해 상반기 안에 인수 마무리를 목표로 기업결합 심사 신청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수주잔고는 3년 치를 넘는 일감인 305억5천만 달러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화그룹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 향후 전반적 수주 활동 및 비용 관리도 효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