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부진했던 지난해 실적을 만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 사장은 피플라이프 인수로 한층 커진 GA(법인보험대리점)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상품 출시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부진했던 지난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피플라이프 인수로 한층 커진 GA(법인보험대리점)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상품 출시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
6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여 사장은 실적 부진을 씻기 위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다시 한번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2022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8164억 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34.64% 감소했다.
여 사장은 2019년 한화생명 사장에 오른 이후 2021년 순이익을 처음으로 1조2491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지난해 전반적 업황 악화로 인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한화생명은 2월22일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을 선제적으로 이끌어 나갈 고수익성 보장성 보험상품을 출시해 보장성 신계약APE(연납화보험료)를 1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보험영업의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도 1조8천억 원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지급여력제도(K-ICS) 아래에서 CSM이 중요한데 CSM 증가에는 보장성보험이 유리하다"며 "저축성이나 연금보험은 신지급여력제도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보장성보험을 늘릴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한화생명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올해 1월 피플라이프 인수를 통해 GA의 규모를 키운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국내 GA업계 6위권에 자리하는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설계사를 2만4천여 명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한화생명의 GA 숫자는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설계사 규모인 2만5천여 명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보험업의 특성상 영업조직인 GA의 규모는 영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GA 규모의 확대는 한화생명 보험상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월 보고서에서 “한화생명은 선제적으로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생명은 GA 채널의 몸집 확대뿐 아니라 디지털화를 추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설계사들의 상품 설계, 청약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영업지원 플랫폼 오렌지트리를 내놨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보험설계 및 청약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도입해 한 시간 가량 걸리던 보험계약 시간을 5분으로 대폭 단축하면서 설계사의 생산성과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여 사장은 올해 1월 피플라이프 인수절차를 마치면서 “한화생명은 고객과 설계사가 원하는 상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해 상품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GA채널에서의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의 대표적 재무·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한 뒤 한화그룹 재무회계담당 부장,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보, 대한생명 재정팀장 상무, 대한생명 전략기획실장 전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 사장 등을 거쳤다.
2019년 3월 한화생명 대표에 오른 뒤 2021년에 2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2023년 2월 이사회는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의했다. 23일 예정된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세 번째 연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