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주 주가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이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판매성적 기록을 다시 쓰면서 실적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아 주가는 31.87% 급등했다. 현대차 주가도 16.62% 올랐다. <현대차그룹> |
여기에 예상을 넘어 원/달러 환율, 현대차 기아의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자동차 주가 저평가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몰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아 주가는 31.87% 급등했다. 현대차 주가도 16.62% 올랐다. 모두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8.75%)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 주가는 2월 들어서 이날까지도 기아가 17.07%, 현대차가 5.45% 각각 오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기아 주가는 지난해 역대 최고 경영실적을 기록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수요 둔화우려에 밀려 힘을 못 썼다.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정점을 찍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27.86%), 기아(-27.75%) 주가는 호실적에도 주가가 지난 한 해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2개월 연이어 미국 최다 판매기록을 쓰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자 주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실적 전망치도 올려 잡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은 “매크로(경제환경)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제품과 브랜드의 경쟁력이 개선되면서 시장 우려대비 양호한 2023년 실적이 기대된다”며 “또한 배당수익률과 자사주취득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가 주가 하단을 지지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이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인식 하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월3일 3155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전체 물량 수를 줄이면서 기존주주들의 지분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어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기아도 올해를 포함해 5년 동안 최대 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그 가운데 절반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당도 늘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주당 6천 원으로 책정하면서 역대 최고 규모로 배당을 결의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기말 배당금으로 3500원을 책정했다. 전년 대비 16.7% 증가한 수준이다.
호재들에 힘입어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움직이며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수익율(PER)이 아직 낮아 실적 대비 저평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3년 실적 전망치 기준 현대차 PER은 6.0배, 기아 PER은 4.8배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1개 기업 가운데 가장 저평가 됐다”며 “1분기 실적으로 달라진 펀터멘탈이 입증되면서 주가 재평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 기아의 실적호조와 강력한 배당정책, 2년 연속 종업원 특별성과급을 감안할 때 때 2023년에 부품단가 책정도 우호적일 전망이다”며 “부품사 등 자동차 업종 전반으로 관심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