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서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는 2015년 대표에 취임한 이래 8년 만에 네이버웹툰을 세계적 혁신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오늘Who] '만화광' 김준구, 네이버웹툰을 챗GPT 반열에 올리다

▲ 미국 경제지 패스트컴퍼니는 네이버웹툰을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8위에 선정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3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미국 경제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8위에 올랐다.

패스트컴퍼니는 기술, 경영, 경제, 디자인 등 분야를 다루는 미국 경제전문지로 2008년부터 매해 창의적 사업모델과 혁신적 문화를 만든 기업 50곳을 선정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혁신적인 기업 1위를 차지한 곳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였다. 2위는 맥도날드, 3위는 에어비앤비가 뽑혔다.

패스트컴퍼니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8위 선정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의 웹툰이 어떻게 콘텐츠 최강자가 되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패스트컴퍼니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디지털 만화시장에 혁신을 가져왔으며 영상화 등 웹툰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시장 개척을 통해서 엔터테인먼트업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플레이어로 등극했다고 소개했다.

김준구 대표는 "웹툰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 온 혁신과 변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매우 감사하며 전 세계의 모든 웹툰 창작자와 함께 이 소식을 축하하고 싶다"며 "이번 성과는 네이버웹툰에 대한 인정을 넘어 우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모든 창작자들의 창의력과 열정에 대한 인정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100개 이상의 국가에 10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500만 명에 이른다.

네이버의 작은 부서에 불과했던 웹툰 서비스가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인정받은 데에는 김 대표의 만화에 대한 열정이 밑거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소문난 '만화광'이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책을 수집해 현재 9천여 권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를 졸업한 뒤 2004년 네이버에 입사해 웹툰 서비스를 맡았다. 이후 2015년 네이버웹툰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 대표가 네이버에 입사한 2000년 대 중반의 웹툰사업은 오프라인으로 출판된 만화책을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아마추어 작가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인도네시아의 외딴 섬까지 찾아가 작가를 설득한 일화가 유명할 정도로 그는 인재 발굴에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가 과거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 것도 작가들과 더 스스럼없이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였다.

현재 웹툰 연재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요일제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것도 김 대표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라인웹툰'이라는 영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글로벌 웹툰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6년에는 미국에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북미시장의 전초기지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아예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했다. 현재 네이버의 웹툰사업은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 작품을 기반으로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해왔다.

네이버웹툰은 2018년 웹툰과 웹소설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스튜디오N'을 설립했다.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방대한 양의 웹툰 지식재산(IP)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해 국내에 서비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로어 올림푸스'도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북미시장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12일 미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하는 기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전략지역이다"며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스케일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