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이 주주총회에 앞두고 소액주주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1일 가요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소액주주들에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주님께’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냈다.
 
SM 경영진 주주에게 지지 호소,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에 좋은 곡 줄 것"

▲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이 3월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서한에서 “하이브 이사회는 당연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SM이 아닌) 하이브에 줄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다시 없을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주들의 이번 결정에 따라 당사의 미래는 아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주주총회는 지난 십수년 동안 이어져 온 SM의 거버넌스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국내 최고의 아티스트 풀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사로서 기업가치를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편지 봉투에는 ‘특정 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를 위한 독립적 이사회, 주당 1200원 배당’이라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의 약속이 적혀 있고 '(SM) 이사회 추천에' ○표를, '전 대주주 이수만 제안'에 X표를 적어놓았다.

서한에는 질의응답(Q&A) 문서까지 첨부됐다.

눈에 띄는 질문으로는 ‘규모도 더욱 크고 동종 업계에 속한 하이브에 SM이 인수되면 좋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 질문에 “좋은 연습생도, 좋은 곡도, 좋은 안무가와 공연 기획도 모두 하이브가 SM에 가지는 지분율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가진 빅히트(방탄소년단 소속사), 어도어(뉴진스 소속사), 쏘스뮤직(르세라핌 소속사), 플레디스(세븐틴 소속사) 같은 산하 레이블에 먼저 배정할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가 SM 지분을 최대 40%까지만 보유하고 나머지 60%는 일반 주주들이 가지게 되면 SM 주주와 하이브 주주 사이에는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주당 9만원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에는 찬성하면서 하이브의 12만원 공개매수에는 반대하는 것이 옳으냐’는 질문도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에 “카카오의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은 SM과의 전략적 협업을 위한 것”이라며 “발행 규모가 총 9%에 불과해 경영권이 없을 뿐더러 당사와 사업 영역이 거의 겹치지 않아 당사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충분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는 3월31일에 열린다.

하이브는 당초 3월1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9.8%를 확보하려 했다. 동맹관계를 맺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까지 더해 확실하게 경영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이를 위해 주당 12만 원의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주가가 오르면서 충분한 지분 확보에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월28일 12만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카카오는 제3자를 대상으로 신주·전환사채를 발행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1%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주총은 소액주주들이 ‘SM+카카오’, ‘이수만 전 총괄+하이브’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나병현 기자